키가 굉장히 큰 할아버지 한 분이 들어오셨다. 주문한 메뉴는 옛날김밥 한 줄. 김밥 한 줄을 다 드시고는 인사를 하고 가셨다. 그리고 그 뒤로 종종 오셔서 김밥 한 줄을 드시고 가신다.
엄마는 키가 굉장히 크신 분이 김밥 한 줄로 괜찮은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오셔서 또 김밥 한 줄을 주문하셨다. 엄마의 실수로 수제비 한 그릇이 남은 상황이 되어 버렸다. 엄마는 조심스럽게 할아버지께 수제비를 드실 수 있는지 여쭈어봤고 할아버지는 고맙다고 하며 수제비를 드셨다. 수제비 한 그릇과 옛날김밥을 다 드셨다. 그리고 너무 잘 먹었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셨다.
항상 식사량이 부족할까 봐 걱정했는데 역시나 모자라셨을 것 같았다. 그 뒤로도 종종 할아버지는 오셔서 김밥 한 줄을 드시고 가신다.
매번 할아버지가 다녀가시면 고민이 된다. 식사를 더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해도 되는지 말이다. 괜히 부담스럽게 느끼셔서 김밥도 드시러 못 오시게 될까 봐 섣불리 질문을 하지 못하겠다. 할아버지의 귀가 좋지 않으셔서 원활한 대화가 어려운 상황이라 의도가 잘못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행이라고 한 행동이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조심스럽다. 나는 여전히 고민만 하고 있다.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다 흘러갈까 봐 걱정된다.
어르신들이 오셔서 식사를 부실하게 하실 때마다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더 잘 드셔야 건강을 챙길 수 있으니까.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가게에 오셨을 때 친절하게 응대해 드리는 일. 도움을 요청하려는 모습을 보이려는 행동을 민감하게 알 수 있게 잘 살펴보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다짐을 한다.
키가 큰 할아버지가 오래오래 가게에 오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