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그리고 내 마음

집과 자유, 그리고 사랑 사이

by 빛의 틈

엄마랑 오빠들 생각만 하면

답답하고 화가 나서

순간적으로 '확, 이민이나 가버릴까'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핸드폰을 켜고

캐나다 이민을 찾아보지만,

곧 영주권자가 줄어든다는 소식에

그 꿈은 금세 멀어져 버린다.


그럼에도

잠시나마 집에서 벗어나는 상상만으로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하지만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한,

나는 떠날 수 없다.

내가 곁에 없으면,

우리 엄마, 아빠는 누가 챙기리.

당신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허전하실까.

불효자가 되고 싶지 않다.


살고 싶지 않은 날들이 많았음에도

부모님 걱정에 나는 어떻게든 살아있어야 했다.


무뚝뚝하고, 고집 세며

딸 마음을 헤아려주는 다정함도 없는 우리 엄마.

서운함이 쌓이고 쌓여도

세월이 흐르며 나는 조금씩 단단해졌다.


그럼에도 가끔,

대화 중 엄마가 너무 무신경하고

오히려 나무라는 순간이 있으면

화를 내고 집을 나와 버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엄마가 달래주진 않는다.

나는 혼자 삭히고,

가슴 한구석에 응어리를 묻어둔다.

풀린 적 없는 응어리들은

또 쌓이고, 또 쌓인다.


아마 내 가슴은

엄마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엄마는 내가 그리는 엄마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나의 엄마다.

나는 그 본질 하나에 충실한다.

벗어날 수 없는 나의 1순위.


최근에 이효리가 엄마와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두 모녀가 함께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 엄마와 나를 보는 듯했다.


이효리가 느끼는 엄마에 대한 서운함,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속상함이

내 마음 깊이 스며들었다.


'나만 이런 마음인 게 아니구나...'

속으로 생각하며,

엄마에게 전하지 못한 말들이

가슴 한구석에서 다시 살아났다.


눈앞의 화면 속 모녀를 바라보며

나는 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 서운함과 사랑,

뒤엉킨 감정이

너무도 선명하게 와닿았다.


가족과의 시간은

가볍게 흘러가지 않는다.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고,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나를 살게 하는 두 사람,

엄마와 아빠를 떠올리며

가슴 한 켠에서 작은 온기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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