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과 오피스 빌런, 그 위대함에 관하여

by 야루키사원

어느새 기초 교육을 받았던 기간보다 회사를 다닌 시간이 더 길어졌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6년, 3년, 그리고 또 3년. 어릴 땐 12년을 버티면 꿈꾸던 삶이 올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15년째, 단 한 번도 꿈꾸지 않았던 회사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라떼는~”을 말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신입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예전보다 조금 어색해졌을 뿐이다. 어색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십 년 넘게 다녔으니 생활의 달인들처럼 <회사 생활 달인>쯤은 됐어야 하는데, 아직도 회사가 낯설고 놀라우며 새롭기만 하다.


“달리기에 대해 정직하게 쓴다는 것은,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정직하게 쓰는 일이기도 했다.

(중략)

여기에는 '철학' 이라고까지는 말하기 어렵다 해도, 어떤 종류의 경험칙과 같은 것은 얼마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대단한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것은 적어도 내가 나 자신의 신체를 실제로 움직임으로써 스스로 선택한 고통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으로 배우게 된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하지만 10년 이상 달리기를 하면 달리기에 대해 할 말이 생기듯, 직장인으로 10년 넘게 살아보니 회사 생활에 대해 할 말이 생겼다.



회사 생활을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by 야류키 사원



사람은 알 수 없고, 알면 알수록 새롭다는 것.

나와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더 많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회사 또라이들의 질량이 계속 보존된다는 것.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어느 조직이든 일정량의 얌체, 진상, 무능력자,
아첨꾼 등의 일명 ‘또라이’가 존재한다는 법칙이다.“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처음 이 놀라운 법칙에 대해 들었을 때에는 유교 사상이 지배적인 한국의 직장 문화에만 존재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들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아프리카, 호주까지.. 전 세계에 걸쳐 존재했다. 심지어 또라이 제로 법칙을 제일 처음 소개한 건 세계적인 경영학 저널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였다. 세계가 공감한 진리는 직장인의 삶 그리고 야루키 사원의 삶에도 예외가 없었다.


”서튼 교수는 2007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내가 또라이 제로 법칙을 쓰는 이유(Why I Wrote The No Asshole Rule)’라는 칼럼을 게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어느 조직이건 항상 ‘또라이(asshole)’라고 불릴 만한 이상한 직원이 있기 마련이며, 이들이 다른 직원들에게 횡포를 일삼고, 결과적으로 조직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내용이 큰 공감을 얻어서다.“
-<매경이코노미 기사>


오피스 빌런은 사무실(office)과 악당(villain)을 합친 말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검색)


바야흐로 2025년, 도로에는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달리고, 천만 명 이상이 챗GPT라는 AI 도구를 사용한다. 세상은 변했고, 그들도 변했다. 예전에는 그냥 ‘또라이’였다면, 이제는 조직의 분위기를 뒤흔드는 ‘오피스 빌런’으로 진화한 것이다. (예전에는 그냥 커피였다면 이제는 TOP가 되었다고 해야할까나..?)



이거 혹시..
우리 회사 이야기 아니야?



이 글은 읽다 보면 본인이 속한 조직의 누군가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한 그분은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아니다. 말투나 행동, 생각의 흐름이 마치 도플갱어처럼 닮아있지만 전혀 다른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놀랄 건 없다. 그분들은 질량을 지켜가며 어디에나 늘 존재해 왔으니까. 심지어 점점 더 강력해지면서 말이다.


어벤저스에 타노스가 있듯이 회사 안에는 타노스보다 끈질기고 강력한 오피스 빌런들이 있다. 웃기지만 절대 웃을 수만은 없는, 그들의 공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일로 만난 사이>는 관찰 일지이자 생존기다. 야류키 사원과 함께 위기에 놓인 지구 아니 직장인의 멘탈을 지키기 위해 출발해보자.

렛츠 기릿!





*글쓴이의 말

(TMI이니까 꼭 안 읽으셔도 되어요)


안녕하세요. 야루키 사원입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할 때 심혈을 기울여서

<뭐라카노, 야루키>라는 제목을 지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일로 만난 사이>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브런치북 제목을 변경했어요.

하지만 제목이 변경되었다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거에요.

왜냐면 아직 1화 조차도 발행하지 않았거든요.

뭐든 느린 편이라 연재 일정부터 버벅대고 있지만

뭐든 끝까지 해내는 편이라 유종의 미까진 어렵더라도

유종에는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유종(有終): 시작한 일에 끝이 있음)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