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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인 Jan 04. 2018

Lv1. 노마드의 스킬 트리

디지털 노마드에게 필요한 스킬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과거 노마드(유목민)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밤하늘의 별 헤기, 가축 먹이기, 낙타 타기, (운 좋게) 오아시스 발견하기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디지털 노마드에게 필요한 스킬은 과거와 다르고 또 새로운 것들인데요. 디지털 노마드 가이드북 #3 Lv 1. 노마드의 스킬 트리에서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캐릭터를 선택하고 레벨업을 하기 위해 배우고 익혀두면 좋을 스킬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 스킬 트리 : 롤플레잉 게임에서 캐릭터의 스킬(능력)을 쌓는 여러 가지 방법과 그 순서

* 패시브 스킬 : 게임 용어. 한 번 습득하면 별다른 조작 없이 항상 효과를 발휘하는 종류의 스킬

* 액티브 스킬 : 게임 용어. 유저의 직접 조작(command)과 에너지 소모를 동반하는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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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고삐 말고 핸들 부여잡기 - 액티브 스킬

과거 유목민들에게 낙타나 노새를 타는 일은 새로운 먹거리가 있는 곳, 혹은 베이스캠프에서 다른 베이스캠프로 이동하는데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습니다. 실제로 낙타를 타는 것에 면허가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날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면허증이 필요한데요.


운전 능력(면허)은 디지털 노마드에게 반드시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보유하고 있다면 상당히 편리한 스킬입니다.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천문학적으로(!) 줄여주는 것은 물론,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놀러 다니는 일도 쉬워집니다. 한 번 면허를 취득하면 오랜 시간 동안 그 효력이 지속된다는 것 또한 매력적입니다. 자동차 면허를 따는 것이 어렵게 여겨진다면 오토바이 라이센스만 취득해도 문제없습니다.


잉글리시는 반드시, 두 번째 외국어는 취미로 - 액티브 스킬

안타깝게도 아직 대한민국에는 원격 근무를 전격적으로 시행하는 회사나 원격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에 관대한 회사의 숫자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 회사가 있다 하더라도 채용하는 직군이 개발자나 디자이너 등으로 한정적인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영어를 포함한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노마드 라이프가 더 일찍 보편화된 외국은 원격 근무에 대한 인식도 좋고 이를 시행하는 회사들의 숫자도 많은 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일정 수준 이상의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한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싶은 해외 기업을 클라이언트로 둘 수 있음은 물론, 번역이나 한국어 콘텐츠 제작을 비롯한 새롭고 다양한 일들을 맡을 수 있게 됩니다.


저 또한 영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체감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한 번은 스내플(Snapple)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한국 시장 마케팅 건으로 푸에르토리코 국적의 담당자와 미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인해 협상이 결렬되었고, 그 후 스텁허브(StubHub)라는 기업의 한국어 콘텐츠 제작 건으로 담당자를 만나서는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다른 한국인들의 유창한 영어 실력 덕분에 무사히 일을 받아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스내플과의 미팅은 배드 엔딩, 스텁허브 건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외국인 담당자와 마주한 각각의 미팅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은 것과, 덕분에 협상 테이블에서 발언권이 제한된다는 것은 아주 답답한 일이었습니다. 국내와 국외를 막론하고 나에게 금전적인 이득을 가져다 줄 클라이언트를 섭외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곳에서 살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의 가짓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영어 실력을 기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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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아닌 포트폴리오를 헤는 밤 - 패시브 스킬

아날로그 유목민들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모양과 밝기를 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헤아렸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디지털 노마드는 별이 아닌 스스로의 커리어를 톺아보며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지난 이력과 경력들을 깔끔하게 정리해두는 것은 앞으로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회사를 다녔다면 어떤 부서에서 어떤 직무를 하며 경험을 쌓았고, 프리랜서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등. 노마드 스스로에 대해 잘 정리된 포트폴리오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어필하고 새로운 일을 찾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완성된 포트폴리오는 링크드인에 올려두어도 좋고,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나 SNS 채널에 정리해두어도 좋습니다. 가급적이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열람할 수 있도록 온라인 채널에 업로드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해외 베이스캠프에서의 삶을 꿈꾸고 있다면 틈틈이 길러둔 영어 실력으로 영문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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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응급조치술 - 액티브 스킬

디지털 노마드에게 컴퓨터는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의 총검이자, 작가의 펜, 축구선수의 신발 같은 것입니다. 평소 노트북을 쾌적한 상태로 관리해 두는 것은 물론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어딘가에 자료들을 백업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간단한 고장에 대비해 기본적인 응급조치 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축이 아니라 통장부터 먹이기 - 패시브 스킬

유목민들에게 가축은 재산이자 음식이며 미래였습니다. 물론 오늘날에도 소나 돼지, 양을 먹이는 일은 커다란 부를 가져다 주지만 현대의 노마드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곧바로 활용 가능한 현금이 재산이자 먹거리이며 미래입니다.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저축하고, 생활비로 사용하고 남은 여윳돈을 비상금으로 모으는 일은 가축을 먹이는 일만큼 중요합니다. 한두 달쯤 일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여러분을 씩씩하고 당당하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밥만 축내는 가축이 되고 싶지 않다면 통장부터 먹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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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의 눈 갖기 - 패시브 스킬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그곳의 환경을 살피는 일입니다. 저는 디지털 노마드야말로 탐정 같은 호기심을 가지고 부지런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곳이 내가 머물기에 좋은 곳이며, 일하기에 좋은 곳이고, 사람들을 만나기에 좋은 곳인지 끊임없이 발품을 팔고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사람들의 궁금증을 대신 해결해주는 서비스와 프로젝트도 여럿 생겨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이 그 어떤 스킬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허를 따고, 영어 공부를 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 모두 호기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요. 호기심이 많은 노마드일수록 더 빨리 경험치를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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