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6 - 만장굴(萬丈窟)

친구, 동료, 가족과 함께한 세 번의 제주 여행 이야기!

by 김기병

# 2002년 "봄"의 제주!


`02년 6월 28일 금요일

- 용두암 → 만장굴 → 성산 일출봉 → 우도(우도봉 - 검말레 - 산호사 해수욕장) → 산굼부리 중 [상편]


밤새 모기들과 싸우느라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앵~피한 모금만 줘! "

"앵~ 누군 입이고 누군 주둥이냐... 앵~"


한두 마리가 아니다.

저녁 9시부터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은 거의 못 잔 듯한 느낌이다.


친구 녀석 말로는,

침낭 커버로 얼굴을 뒤집어썼다는데도~

20 ~ 30방 정도 물렸다는데…


헐~ 정말 부은 자국을 보니,

그 정도는 되는 것 같다...^^;


A.M 5시 30분!

벌써 날은 밝아오고...

부지런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해머로 하는 당구 게임(?)' 소리에 눈이 뜨인다.


이건 뭘까??

나중에 알고 보니 '게이트볼'이란다.


너무나 깨끗하게 꾸며진 화장실에서,

친구는 오늘도 샤워를 한다.


나의 친구는~ 그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도...

샤워는 결코 거를 수 없다는...

진정 소신이 뚜렷한 녀석이다^^;


나는 간단히 머리 정도만 감고 출발!


오늘은 제주 동부지역 관광이다.


택시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서,

다시 만장굴로 이동한다.


길이가 13,000여 m에 이른다는 만장굴은,

동굴 속 규모가 사뭇 웅장하다.


한 입에 삼켜버릴 듯한 굴 입구부터,

똑! 똑! 떨어지는 물소리...


바깥과 달리 정말 서늘하게 느껴지는

동굴 속 풍경을 보면,

'만약 사후의 세계가 있다면... 혹시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불빛을 따라 고요한 적막이 어색해서,

'주저리주저리'~ 평소보다 많은 말을 해본다.


거북 바위를 지나니 용암석주와 용암굴이 보인다.

굴이 형성된 후 2차 용암 분출에 의해 형성된 돌기둥은...

볼수록 정말 신비롭다.


용암굴이라는 만장굴은

용암이 분출해 지표면 부위는 식어서 현무암이 되고,

내부의 용암이 점점 없어지면서~

동굴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만장굴은

공개 관람구간이 1Km 밖에 안되어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까지 본 동굴 중,

가장 크고 웅장한 분위기의 만장굴은

아마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이제는 성산 일출봉으로!!


[중편에 계속]




# 2021년 "가을"의 제주!


가을의 제주는,

오늘도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준다.


어느 시리도록 맑은 날,

만장굴로 가는 소공원의 조형물은~

신비로운 무지개를 선물한다.


평소에 보기 힘든 무지개를~

제주도에서 만나볼 수 있으니,

아이들은 유독 더 신이 났다!

만장굴은 수십만 년 전부터 형성된 동굴이다.


그 세월의 흔적만큼~

시작부터 깊이...

아주 깊게... 내려간다.

만장굴 설명을 보며,

아이들과 조금 더 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다.


"만장굴은 7.4km 길이의 세계적인 용암동굴 이래"


"이 신비로운 동굴은 무려 30만 년이나 전에 형성되었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도 등재되었단다."

그리고 깊게 이어진 동굴 내부,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비친 만장굴은,

정말 신비롭다.


보통 사람들은 쉬~ 지나칠법한,

다양한 용암 동굴 생성물의 설명 앞에

큰 아이가 잠시 멈춰 선다.

용암 종유, 용암 석순 등의 사진을 유심히 관찰하며,

신비로운 동굴을 천천히 관찰한다.


'우리 아이는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는 큰아이가 대견해 보인다.

동굴 내부는

폭 18m, 높이 23m에 달하는 주 통로가 이어져 있지만,


만장굴 7.4km 구간 중~

관람객이 관람할 수 있는 거리는 약 1km에 불과하다.


짧은 관람구간이지만,

평소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생소한 풍경에...

체감하는 거리는 훨씬 길게 느껴진다.


예전에 친구와 이곳을 찾은 이후로~

우리는 거의 20년의 나이를 더 먹은 거 같은데,

만장굴은 오히려 더 젋어진 느낌이다.


동굴은 그만큼 깨끗했고,

관람 편의는 많이 개선되었다.


조금씩 떨어지는 물방울로 인해...

발 밑이 꽤나 미끄럽다.


아이들이 행여나 다칠까,

특별히 더 주의를 주며~

신비로운 동굴의 이곳저곳을 천천히 둘러본다.

다양한 용암동굴 생성물을 관람하다 보니,

어느새 동굴이 보여주는

마지막 장소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는 높이 약 7.6m의

세계에서 가장 큰 용암석주를 볼 수 있다.

동굴 속,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의 색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신기한 암석들!


태초의 시작을 보여주는 만장굴은

형형색색의 용암석주로 인해~

그 신비로움이 더욱 배가(倍加)된다.

우리 아이들의 눈에 비친...

제주의 만장굴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어 있을까?

19년 만에 다시 찾은 만장굴에서,

내가 그랬듯이~


먼 훗날,

우리 가족이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그때 아이들에게 꼭 한번~

물어보고 싶은 말이다^^



- To be continued -



[브런치북] 그해 제주의 시리도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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