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7 - 성산 일출봉

친구, 동료, 가족과 함께한 세 번의 제주 여행 이야기!

by 김기병

# 2002년 "봄"의 제주!


`02년 6월 28일 금요일

- 용두암 → 만장굴 → 성산 일출봉 → 우도(우도봉 - 검말레 - 산호사 해수욕장) → 산굼부리 중 [중편]


이제는 버스만 타면 자동으로 꾸벅꾸벅이다.

마음은 너무나 즐거운데,

관광지에서 최대한 많이 보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니~

점점 피로가 쌓이는 것 같다.


하지만 이 피로는 멋진 곳을 보면,

싹~ 잊히는 일시적인 피로이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에겐 만병통치약임에 틀림없다.


일출봉에 다 왔다는 기사님의 말을 듣고,

부랴부랴 내려 조금만 걸어가니... 와~~~~~~

산등성이까지 이어진 넓은 초원에는...

말이 뛰놀고,

그 반대편은~ 수직의 절벽,

오늘의 목적지인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펼쳐진다.


근처 기념품 판매소에 배낭을 맡겨두고...

이어진 길을 따라~ 여유롭게 걸어본다...


잔디 초원이 너무 넓어~

말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달려가는데,


친구 왈...


"야~ 야생마는 무서워! 발로 차면 어떡해?"


헉~ 저거 야생마야??

문득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강하게 들어,

말과 멀리, 아주 멀찍~이 떨어져...

넓은 잔디밭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어본다^^;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갖가지 전설이 있다는 큰 바위들을 만난다.

정상까지는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는다.

드디어 성산일출봉 정상!


뾰족 모양의 바위에 둘러싸인 푸른 숲,

분화구라 푹 꺼진 U자 모양 속, 수풀이 우거진…

바로 사진에서만 보던 그 풍경은,

실제로 보면 훨씬 멋지고 가슴이 설렌다.


외국인도 많이 와서 감탄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더 뿌듯하다.


멋진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담아 두려고,

자꾸만 되돌아보게 된다.


그 일출봉의 분화구 맞은편으로는...

검푸른 바다와,

그 바다 사이에 우도(牛島)가 보인다.


넓은 잔디초원 사이의,

여유로워 보이는 말들과 더불어…

소의 형상을 닮아서 우도란다.




그래, 이번엔 우도로!

길에서 벗어나 잔디 초원으로 막 달리니~

어느새 매표소다.


배낭을 찾고 제주 특산물이라는 귤도 먹고!

그런데 친구가 먹고 싶다던 한라봉은,

아직 철이 아니란다.

없는 걸 어떻게 사가? ^^;


우도로 가는 도선장에서 간단히~

김과 김치, 그리고 참치를 샀는데...

적당히 먹을 곳이 없다.


에~라 모르겠다.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그냥 공장의 한 잔디밭에서 그냥 매트리스 깔고,


어제 듬뿍 해 놓은 밥에...

김치 얹어서 김에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다.


장이 반찬이라는 말은,

역시 틀린 말이 아니었어!


우도로 가는 관광객이 한 번씩 쳐다보지만,

우리는 그냥 씩 한번 웃어 준다.


친구 왈...


"우리 그지 아냐?"


"ㅋㅋㅋ 야! 이렇게 팔자 좋은 그지 봤냐?"


한바탕 웃고 배도 부르니,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진다.


배를 타고 우도로 향한다!

바람을 받아 물살을 가르는 배의 흔들림에~

몸을 맡겨본다…


바닷바람이 참 상쾌하다.

제주도는 기온이 높아져도~

바람이 많아, 덥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하편에 계속]




# 2021년 "가을"의 제주!


제주의 하늘은 오늘도 맑다.

내가 본 성산 일출봉은...

다행히 19년 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당연하다. 약 5,000년 전...

얕은 바닷속에서 화산 활동이 일어나면서 생겼다는 분화구가,

고작 몇십 년 만에 변할리는 없을터...


인간 기준으로~ 수십 년의 긴 시간은,

단지 우리에게만 해당이 되는 듯하다.


하지만,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은 바뀌었다.

성산일출봉 기준으로는,

미미한 시간의 흐름에 불과했을지라도...


대학생이었던 나는,

어느새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때 친구와 함께 올랐던 길을,

이번엔 가족과 함께 오른다.

성산이라는 이름은...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성(城)과 같다는 데서,

일출봉이라는 이름은...

해가 뜨는 장관을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유래(由來)했다고 한다.


날씨가 너무 좋아,

저 멀리 제주 해안의 풍경(風景)이...

제대로 눈에 담긴다.


마침 그 풍경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망원경이 눈에 띄어...

경치을 더욱 자세히 담아본다.

정상까지는 가파른 계단 길로, 약 30분 정도 걸리며...

중간에 쉬는 곳도 있어~

비교적 오르기 수월한 편이라지만,


막내의 짧은 다리에는...

전혀 해당이 되지 않는 말이다.


덜 수월했지만... 천천히...

꾸준히 한 걸음씩 정상을 향해 올라본다.

성산일출봉은...

친구와 함께 찾기 전인 2000년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가족과 함께 찾기 전인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201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가 되었단다.


그만큼 멋진 곳이라는 뜻일 테지...

기괴한 현무암 암석 뒤편으로,

쪽빛 바다가 한없이 넓게 펼쳐친다.

제주의 시원한 바람은 언제나 상쾌하다!


상쾌한 바람이...

아이들의 얼굴을 간지럽히며, 장난을 친다.

아이들은 바람과 어느새 친구가 된다^^

성산 일출봉 정상에 오르니, 숨이 차다...


잠깐 휴식을 취하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본다.

정상에 오르니~

지름이 8만 평이라는 분화구가 보이며,

오목한 그릇 모양의 분화구 안에는~

억새와 풀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위로 보이는 흰색 구름과,

아래로 보이는 남빛의 바다는...

분화구의 녹색 빛과 대비가 되어,

더욱 선명해 보인다.


멀리 보이는 반짝이는 물비늘도,

정말 아름답다!


오늘도 제주의 이 멋진 풍경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분화구 전망과 아름다운 해변 경관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큰 아이의 표정이 사뭇 당당해 보인다.

지난번 정방폭포에 이어,

두 번째 인생샷을 하나 건진 느낌이다.


다시금 멋진 경치를 마음에 담아두고,

올라온 만큼... 다시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보는 제주의 경치 역시 일품이다.


하늘에 떠있는 흰 구름은,

마치 폭신한 이불을 하늘에 펼쳐놓은 듯하다.

올라갈 때에 비하면, 내려오는 건 금방이다.


어느새 검은 현무암 암석이...

푸른 잔디의 초지로, 그 풍경이 바뀐다.


쪽빛 바다도 그새 많이 가까워졌다.

막내 녀석은 점점 포즈가 비슷해진다.

언니가 즐겨하는 포즈를 곁눈질로 배우더니,

마치 자신만의 포즈인양 의기양양하다.


그렇게 멋진 포즈를 한껏 잡은 후~

바로 체력 방전...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진다.


"다리 아파... 안아~줘~!"

덕분에 우리 "짝"이 고생을 좀 더 한다.


칭얼거리던 막내의 표정은 어느새...

세상 즐거움을 다 가진,

행복한 표정으로 바뀐다.

아이의 즐거운 모습과,

행복한 표정은...

여행에서의 피로를 말끔히 잊게 만든다.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효과가 좋은,

천연 비타민임에 틀림이 없다^^!



- To be continued -




[브런치북] 그해 제주의 시리도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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