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동료, 가족과 함께한 세 번의 제주 여행 이야기
`02년 6월 29일 토요일
- 소인국 미니월드 → 한라산 국립공원 → 서귀포 자연휴양림 중 [중편]
중간에 마트에서 간단히 식량을 구입한 후, 한라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나라에서 금강산, 지리산과 함께 3대 영산(靈山)으로 잘 알려진 한라산은...
해발고도 1,947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한라산 접근을 위한 총 5개의 등산 코스 중, 초입으로 영실을 잡았다.
이유는 천태만상의 기암괴석(奇巖怪石)들이 즐비하게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는,
영실 기암을 덤으로 볼 수 있어서다.
버스를 타고 1,000m까지 올라가야 매표소 초입이 나온다.
외길~ 혹은 2차선 도로는 고즈넉하며...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의 은은한 향과 녹색의 빛깔은,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드디어 매표소를 지나 아스팔트 도로를 조금 올라가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온다.
여기는 대부분 차를 타고, 걷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헤헤헤~ 근데 덕분에 우리는, 이 길을 걸어가면서 뱀을 본다.
신기해서 가만히 보고 있으니~ 녀석 마주 노려보는 게 장난이 아니다.
"우리 나쁜 사람들 아냐! 그냥 갈 거라고. 잘 살아라."
괜스레 뱀한테 '주저리주저리' 말도 건네본다.
뱀은 나를, 아니 우리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혹시...
'차 타고 편하게 가지, 힘들게 왜 걸어갈까?'
또는...
'왜 나한테 괜히 말 걸고 난리야!'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닐까?^^;
등산로를 따라 조금 더 오르니, 본격적인 윗새 오름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숲에 쌓여 잘 꾸며진, 자갈이 깔려 있는 오솔길을 오르면~
병풍 바위가 보이고, 시야가 쫘~악 열린다.
날씨 변화가 심한 한라산 답지 않게, 걷기에 상쾌한 날씨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바람이 많아서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답게 눈 아래 펼쳐진 광경은 장관(壯觀)이다.
한쪽은 봄이면 진달래가 만발한다는 푸른 능선이,
다른 한쪽은 영실 기암의 바위가 수직으로 솟아 있고,
또 다른 쪽에는 제주 시내와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바로 눈 아래, 손에 잡히는 거리에서 야생 노루도 직접 봤는데~
녀석이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여유로이 풀만 뜯어먹는다.
새끼 노루라서 더 귀여웠다.
윗새 오름은 경사를 계속 오르면 마지막 정상 부분은 편편한 길이다.
나무 길은 편하게, 잘 이어진다.
날씨가 좋아 멀리 백록담이 마주 보이는 윗세오름 정상은 해발 1,700m이다!
자연 휴식년제에 걸려 아쉽게도 한라산 정상은 밟지 못했지만,
'사실 모른 척... 백록담까지 가보려 했는데, 그 높은 곳에 지키는 사람이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
윗새 오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도, 위로 보이는 백록담도 너무너무 멋지다.
그리고 하산 길!
올라올 때와는 달리 갑자기 안개가 끼더니, 마치 구름 위로 신선이 되어 걷는 기분이다.
가끔 안개에 가린 사람들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서야 깜짝 놀랄 정도로...
자욱한 안개로 시야가 많이 가려진다.
등반 내내 시원한 바람과 산이 만들어주는 그늘의 상쾌한 기분!!!
몸으로 직접 느끼는 안개의 은은한 촉촉함!!!
그리고 하산 길에 외국인 아저씨와 딸을 만난다.
머리가 금발인 아저씨한테 "Take a picture, please"라고 했더니,
영어가 아닌 이상한 말로 웃으면서 사진을 찍어 준다.
우왓~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의 친구와 내 모습이다.
당시는 20대 초반이라 거칠 것이 없었다.
미쳤었군...TT
덥다고 웃통을 벗어던지고, 기껏 폼 잡는다고 담배도 하나 꼬나물고 있네...
가관(可觀)이 따로 없다... 정말...
쩝, 근데 당시에도 국립공원은 금연 아니었나???
아휴... 지금은 담배를 끊은 지 15년째로,
담배는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니...
꼭, 금연합시다!!!
하여간 지금 보니, 창피해서 죽을 지경이다...
이 사진을 과연 글에 삽입해야 하나를 놓고, 정말 오랜 기간 망설였다.
추한 모습일지라도, 추억의 한편이라...
사장(死藏)시키지 않고 보존하기로 어렵게 마음을 정한다^^;
하산 길에서 떨어지는 고도를 눈으로 확인하며 영실 휴게소부터는 다시 아스팔트길이다.
버스시간에 맞춰 걸음을 재촉하는데,
산행 길에서 사탕도 나눠준 마음씨 좋은 부부가~
버스 타는 곳까지 태워주신다고 한다.
마음이 너무 고맙다.
괜히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웃으며 거절했지만,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참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다.
다음번엔 꼭 백록담을 보고 싶다는, 못 이룬 소망을 간직한 채, 버스로 이동!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서귀포 자연 휴양림이다.
한라산에서 땀 좀 뺐으니,
휴양림에서 피로를 좀 풀어볼까나?^^
[하편에 계속]
2002년에 친구와 찾았던 한라산을,
2006년에 직장 동료들과 다시 오른다.
직장 생활을 하며, 팀 동료들이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나기가 쉽지 않은데...
그 당시 우리 팀은 유난히 의기투합(意氣投合)해 잘 뭉쳐 다녔고,
그 의리는 바다 건너 제주로까지 이어졌다^^
새벽 6시 30분 기상~!
우리 계장님 정말 부지런도 하시다.
어제 그렇게 술을 드시고도...^^;
요리학원에 다니는 분이 찌개 하고, 내가 밥을 하기로 했는데~
그냥 하는 김에, 밥이랑 준비해 온 재료로 찌개도 했지.
일명 황태찌개라던가???
소금이랑 다시다랑 무조건 때려 넣고, 푹~~ 끓였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다.
헉~ 그리고 아침에 해장한다고, 반주로 맥주를 마신다^^;
아침 일찍 출발한 만큼 상판암 초입에서 9시에 출발~
화창한 날씨와 제주도 바람이, 참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한라산 상판암 코스는 정말인지 급경사도 없어,
무난히~ 무난히~ 올라갈 수 있다.
비록 능선이 길다는 게 흠이지만, 나중에 아이들이나 연인과 함께 와도 괜찮을 듯하다^^
제주도라 그런지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나무랑 식물들이 꽤 있다.
비록 이름은 잘 모르지만,
어쨌든 모두가 왠지 제주스럽게 생겼다...^^;
편편한 등산로 옆으로는, 한라산 철쭉이 만발했다.
분홍빛 철쭉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남겨본다.
백록담 근처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기가 막히다.
마치 넓은 평야를 연상캐하는 눈아래 풍경과,
화산폭발로 유난히 많은 현무암사이엔,
언제 내린 비인지 모르지만 물도 고여있다^^*
경치에 빠져 왜 사람들이 저렇게 몰려있을까? 하는데... 벌써 백록담이다.
2002년에 친구와 한번 왔지만,
통제를 당해 아쉽게도 발걸음을 돌렸던 그 백록담이다.
친구와 풀지 못한 한을, 동료들이 풀어주었다^^
정말 인지 눈아래 물이 고여있는 백록담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막 뛰어내려 가서 발 담그고 싶었지만,
거긴 당연히 출입금지라고?
백록담 풍경을 마음에 담고 아쉽지만,
이제는 하산이다.
길은 편하고 아기자기한데,
너무 길다. 너~무 길어... TT
하산은 관음사 코스로 잡았는데,
점심 식사에 빠질 수 없는 소주 한잔.
알딸딸하게 내려오는 길에, 산의 기운인지, 술 한잔의 기운인지... 한없이 푸근함이 느껴진다.
계곡에서 머리도 감고,
물 좋다는 한라산 약수도 마시니, 힘이 절로 난다^^
너무나도 따스한 햇살이지만,
어느새 얼굴이랑 목이 다 탔다TT
그런데, 왜 당시에는...
'선크림'이라는 것을 바를 생각도 못했을까?
모자는 괜히 들고 다녔었나?
아니, 아예 들고 다니질 않은 것 같네.
말 그대로 생얼에 자외선만 듬~뿍 받았다TT
그때부터 내 얼굴에 기미, 주근깨가 늘었나?
근데 이런 생각이 지금 갑자기 나지??
하여간 모를 일이다^^;
하산 후 차 기다리면서,
제주좁쌀 막걸리를 맛본다^^
내비게이션이 이상한 곳을 가르쳐주는 바람에...
차 타고 제주 특산물이라는,
말고기 먹으러 엄청 헤매었다^^;
겨우 찾은 식당에서~ 말고기에 한잔 술.
그리고 숙소로~
다들 피곤한 와중에도,
오는 길에 싱싱한 제주도 문어를 산다.
신선한 문어를 바로 삶아서...
하지만, 그 문어 써느라고 고생 좀 했다^^;
피곤한지 곧 잠에 빠진다.
내일의 제주를 기다리며...
- To be continued -
[브런치북] 그해 제주의 시리도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