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7 - 춘천마라톤 42.195Km [하편]

- 3대 마라톤 중 춘천마라톤, Full 코스 완주!

by 김기병

춘천마라톤 42.195km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30km...!


드디어 마라톤의 벽이라는 그 30km를 지난다.


특히 춘천마라톤은 30km 즈음에,

그 높이도 까마득해 보이는 춘천댐이 나온다.


이런... "진짜 벽"이다!


멀리 오르막을 보면 마음이 힘들어질까...


일부러 땅만 보고 달리며,

페이스를 조정해 본다.


많이 달린 거 같은데,

아직도 '한참'이 남았다.


춘천댐이 원래 이렇게 높았었나...


점점 힘이 빠지니,

안 그래도 넘기 힘든 벽이 '철벽'처럼 느껴진다TT



35km...!


뭐 이 지점부터는 거의 멘탈이 나간 상태다.


마라톤의 벽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더 높은 '철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힘든다. 생각을 할 힘조차도 없다.


나는 그냥 달린다!


그나마 다행인 건 다리에 쥐는 나지 않았다.


오랜 시간 꾸준히 준비한 덕분일 테지...


근데 발바닥이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다리도... 팔도... 어깨도...


그냥 온몸이 다 아프다.


아... 쉬고 싶다.

이제 그만 달리고 싶다...



40km...!


이 구간부터는,

오직 남은 거리가 얼마 안 된다는 생각만으로 버티며 달렸다.


정말 못 달릴 거 같은데,

거짓말처럼 응원해 주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는다.


뭐~ 일단 완주를 해야,

인생을 논하든지 말든지 할 거 같은데...


그전에 정말로 죽을 거 같다TT


주변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칠마회'라고 쓰인 유니폼을 입은 어르신이 앞지르고,

나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학생과 아가씨도 지나간다.


러닝테더로 가이드러너와 함께 달리는,

시각장애인의 모습은 진정 감동이었다.


결승점이 가까워올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추월한다.


난 뭐 따라잡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럴 힘도 없다.


속세의 미련(?)일랑, 이미 내려놓은지 오래다.


진작 내 몸을 떠나간 멘탈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TT



41km...!


정말인지 마지막 1km는,

유난히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다 온 거 같은데,

결승점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진짜 한걸음도 걷기 힘들 거 같은데...


그래도 얼마 안 남았으니,

막판 스퍼트라는 것도 흉내는 해본다.


42.195km...!


영원히 보이지 않을 거 같은 결승점이 드디어 보인다.


골~인, 나는 해냈다!


드디어 메이저대회인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정해진 시간 내에 완주하였다.


기록은 04:42:26!



춘천마라톤의 기록은,

신문에도 내준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마라톤 대회 중 가장 크고 멋지다는,

춘천마라톤 메달은...


진정 내가 갖고 싶었던 메달이었다^^

그리고 나의 완주를 증명해 주는,

"완주 기록증!"


기록증을 마주하면,

다시 한번 그날의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긴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보니 조금은 알 거 같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닌 거 같고...


소외 "마라톤의 벽"이란 것을 넘을 때마다...


몇 번이고 꺾이는 마음을 겨우 부여잡으니,

드디어 멈출 수 있었다.


이만큼 뛰면 멈추어도 된다는 바로 그 자리에서...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진정 나는 멈출 수 있었다!


바로 이런 감정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을 때의 느낌이었고...


이 느낌은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기에,

그런 말이 나왔나 보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할 수 없다"는!



아~ 후련하다.

온몸의 체력을 모조리 쏟아부었다.


이제 걸어갈 힘조차 없지만,

기분만은 정말 최고다!


불현듯 '달리기'가 말을 건다.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잖아..."

"오늘 너무 수고했어!"


아직도 숨이 거친 나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그래, 찾고자 하는 답은 찾았어?

- 그런 거 같아.


앞으로도 계속 달릴 거야??

- 그건, 잘 모르겠어...


나는 앞으로도 계속 달릴 것이다!


하지만 42.195Km를 완주한 오늘만큼은,

그냥 이대로의 기분을 즐기고 싶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춘천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 엄청 막힌다.


따스한 히터 속 버스의 진동에,

천천히 눈이 감겨온다...


아마 꿈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춘천의 그 예쁜 길을,

42.195km를 달리고 있는지 모른다!


- To be continued -



[브런치북] 가슴 벅찬 달리기, 마라톤 '42.195Km'의 여정이 펼쳐집니다!



[부록] 또 한 번의 Full 마라톤 '42.195Km'

이전 07화Run #6 - 춘천마라톤 42.195Km [상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