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세 번째 시즌, 두 번째 스키!

그 해 스키, 세 번째 시즌 이야기

by 김기병

▶ 그 해 스키... 세 번의 시즌 중,


# 세 번째 시즌, 두 번째 스키!


날씨가 춥다.

서울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졌으니,

강원도 홍천에 있는 산속 스키장은

이보다 훨씬 더 추우리라...


이런 날은 설질, 즉 눈 상태가 좋다.

하늘은 참 공평하다.

몸은 춥지만, 스키 타기에는 제격이다!




함께 가기로 한 동기형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스키를 혼자 탈지... 잠시 고민해 본다.


같이 가면 좀 더 재미있겠지만,

혼자라도 스키를 타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크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마침 우리 부서 희망근로 사업이 끝나는 날이고,

그냥 던져본 말에 어린 친구 한 명이 흔쾌히 동의를 한다.


서수인. 나이는 스물하나!


격투기 선수인 이 친구는

초등학교 때 스키를 딱 한번 타봤단다.


헉~ 그런데 운동신경이 있어서 그런지,

나와 함께 초급-중급-중상급에 이어...

상급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스키는... 딱 한번 타봤다며??"


스키 플레이트가 날아가면서까지 넘어진 적이 두 번,

활강 중 뽈대의 반동력으로 자기 이마를 찍히기도 하고...


부딪힌 얼굴이 시뻘겋게 부으면서도~

스키가 너무 재미있단다^^;


담에 갈 때도 꼭 불러달라며,

썩은 미소(?)를 씩~하고 날리는 녀석...

하여간 특이한 녀석이었다.




늘 그렇듯,

신촌에서 21시에 수인이를 만나 홍천 비발디로!


요즘 신경 쓸 일이 많아서 그런지

얼마간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에 빠진다.

두 시간여 깜박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도착!


날씨는 춥지만 눈을 밟아보니 눈상태가 아주 좋다.


'뽀드득뽀드득' 그 정겨운 소리!


슬로프에는 모든 제설기가 풀 가동되었고,

추운 날씨와 반대로~

스키장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이 매우 활기차 보인다.

리프트와 렌탈을 모두 50%씩 할인을 받으니

새벽 스키가 35,500원!!!


정말 저렴하다.

이 가격에 함께 온 수인이도 감동한 눈치다.


ㅋㅋ 녀석... 초등학교 때 딱 한번 스키 타보고,

흔쾌히 따라나서는 녀석이~

잘 탈 수 있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23시 30분에 모든 장비를 착용하고

먼저 초급 코스부터 데리고 간다.


의외다.

격투기 선수라 운동신경이 좋은 줄은 알았지만...


헉? 상상을 초월한다.


간단히 턴 하는 법과 제동 하는 법,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가르치고,

바로 중급으로!


중급까지 잘 따라오니 바로 중상급으로!!!


이제 녀석 아주 속도 내는데 재미를 붙였다.


턴도 좋고 무엇보다 넘어졌을 때의 두려움도 없는,

열혈 젊은 청춘은... 이미 청출어람이시다.


하지만 한번 탈 때마다 온몸은...

눈이, 얼굴이 이상하리만치 붓는다.


ㅋㅋ 멋모르고 활강을 즐기니

한 번 넘어지면 아주 가관이다.


스키 플레이트가 튕겨져 나갈 정도로 넘어지다니^^;;;


"근데 너 진짜... 안 아프냐?"


과연 격투기 선수는 넘어져도 아프지 않을까?^^;




속도를 줄이고, 자세를 신경 써 안전 스키를 타라고~

누차 이야기 하지만,

젊은 나이에 혈기가 앞서니 어쩔 수 없다.

아직 개장하지 않은 "힙합"과

새벽 스키에는 열지 않은 "락" 슬로프를 제외하고,

상급을 포함 비발디의 8개 슬로프를 모두 마스터한다.


오늘은 눈 상태가 너무 좋아

항상 긴장됐던 상급 "테크노2"에서도 넘어지지 않았는데,

갑자기 녀석이 와서 부딪힌다TT


"형~ 죄송해요!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 형이랑 부딪혔을까요?^^;"


할 말이 없다. 그저 웃을 수밖에...^^;


초등학교 때 단 한번 스키를 탔다면서,

오늘 상급까지 소화하는...

진정 괴물(?) 같은 녀석이라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어쨌든 참 대단하다.

이런 녀석이라면 하루에 100명도 가르치겠다!


보통 한번 스키장을 찾으면

열 번 정도 타면 많이 탔다고 생각했는데,

녀석 성화에 두 번을 더 탔다.


열두 번을 타니 온몸이 다 뻐근하다.




바람을 가르는 경쾌한 소리와 경주하 듯,

스키플레이트가 눈 위를 내달린다.


보드라운 눈이 전해주는 정겨운 소리!

눈을 쓰다듬는 소리와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마지막 리프트를 딸 때는,

언제나처럼 청량한 산속의 공기를 폐 속 깊이 음미해 본다.


은은한 조명아래의 나무들과

밝은 조명 속에 더욱 현란해 보이는,

스키어 및 보더의 역동적인 움직임에...

절로 찬사가 나온다.


새벽 3시 30분.

스키도 탈만큼 탔고,

목도 마르니 셔틀을 기다리면서 간단하게 맥주 한잔!


옆 테이블에 떡볶이가 맛있어 보인다는 말에,

녀석이 냉큼 달려 나간다.


어디서 파는지도 모를 떡볶이를,

두 손 가득 들고 오는 녀석이 귀엽다.


스키를 이렇게 잘 탔다고 생각하는 때가,

시즌마다 그렇게 흔하지 않은데 오늘이 그날이다.


신나는 스키 후의 맥주 한잔에,

이제야 긴장이 풀린다.


담에 갈 때 꼭 불러달라는 녀석의 말을 곱씹으며,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창밖에는...

새날의 어스름이 조금씩 밝아온다.


- To be continued -



[부록] 그해... 스키장, 슬로프 맵!



[브런치북] 그해 겨울... 스키에 대한 열정이 절정에 달했던 '세번의 시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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