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스키, 세 번째 시즌 이야기
# 세 번째 시즌, 세 번째 스키!
이번 시즌 세 번째 새벽스키를 타러 떠난다.
남규랑 오붓하게 둘이 가려했는데,
갑작스레 합류한 신혼부부인 민호형 일행과 함께
총 4명이 홍천의 비발디를 찾는다.
신촌역에서 정시에 출발한 무료 셔틀은,
오늘은 왠지 한산한 편이다.
군데군데 여유 자리가 많아
친구와 아예 한 자리씩 넓게 차지해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며 서울과 멀어진다.
23시. 비발디 도착!
오늘 역시 그다지 막힌 것 같지 않고,
평소처럼 50% 할인 가격으로 리프트와 렌탈권을 끊는다.
새하얀 설원을 행해 Go~ Go~!!!
민호형 일행이 초보라,
이번 스키는 초심자 코스인 '블루스'부터 시작이다.
스키하면 또 남규라~
이번에도 역시 간단하게 스키 타는 법,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가르쳐주고
우리는 조용히~ 블루스를 떠난다.
ㅋㅋ 신혼부부는 부부끼리 놀아야 재미나고,
친구는 친구끼리 놀아야 재미난 법^^;;;
그렇게 우리들은 '끼리끼리'
새벽의 스키를 나누어 즐기는~
소소한 기지(?)를 발휘해 본다.
몸은 '블루스'에서 풀었으니,
중상급인 '클래식'에서 '재즈'로 이어지는~
비발디에서 가장 긴 코스를 즐긴다.
누구 말처럼 역시 스키는 슬로프가 긴 게 장땡이다.
난이도를 떠너서 스키를 오래 타니,
그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많은 눈이 왔던 지난주나,
지지난주에 왔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오늘 상태도 뭐 그다지 나쁘진 않다.
하지만 가끔 가다 결빙이나,
눈이 뭉쳐진 곳에서는
절대로 긴장을 늦추진 않는다^^;;;
비발디 정상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클래식-재즈', '클래식-레게-발라드' 슬로프를 절반정도 타주고,
나머지는 약간 난이도를 높여
정상 우측으로 이어지는 "테크노1-펑키"코스와
완전 고난도인 "테크노1-테크노2"슬로프를 번갈아 즐긴다.
정상으로 오르는 리프트에서 느끼는,
상쾌한 새벽 공기와 아름다운 조명의 설원은
언제 봐도 정말 매력적이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꽤나 춥다.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산속이라,
조금만 쉬어도 금세 손이랑 발이 시리다.
이렇게 추울 때는, 그만큼 더 움직여야 한다!
추우니까, 스키 타는 횟수에 좀더 박차를 가해 본다^^;
중상급까지는 그래도 여유가 있어 좋지만,
상급코스인 "테크노2"는 언제 타도 스릴감 200%다.
오늘은 날씨도 춥고,
몸이 굳어 부담이 되는 하단 테크노를 타지 않으려 했는데,
왠지 두려워서 피하는 듯한 생각이 들어 맘을 고쳐먹었다.
훗~ 나를 뭘로 보고^^;;;
어려운 하단 테크로를 넘으려면~
끊임없이 그 슬로프에 적응하는 방법밖에 없고,
이렇게 올 때마다 타다 보면
이 녀석도 언젠가 그 품을 내어주리라...ㅋㅋㅋ
'상단 테크노'는 그나마 여유를 가지고,
양팔을 크게 벌려 균형을 잡으며
숏턴을 자주 하니, 탈만하다^^
절벽처럼(?) 느껴지는 하단 테크노도
긴장은 엄~청 되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덜 떨면서 내려가는 기분이다^^;;;
몇 번이나 넘어질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넘어지지 않았다!
우와~ '하단 테크노'에서 한 번도 안 넘어지다니...
ㅋㅋ 기적이 일어났다.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본다.
지나온 그 살벌한 경사의 '하단 테크노'를 보니
마음이 쿵쾅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우하하하~
내가 드디어 상급 슬로프인 '하단 테크로'를 열었다!
스키장에서의 시간은 왜 이리 빨리 흘러갈까?
아직 수번을 더 탈 수 있을 거 같은데...
벌써 민호형 일행을 만나기로 한 시간이다.
4시간여 새벽스키를 타고,
나름 눈치껏 자리를 피해 주었던
'신혼부부' 일행을 다시 만난다.
이 커플은 강원도의 새벽 설원에서,
과연 어떤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었을까?^^
스키장에서 유난히 더 차가운 맥주 한잔과,
이런저런 이야기로 새벽 스키가 마무리된다.
민호형이 스키 알려줘서 고맙다고~
사주는 한잔의 맥주라,
유난히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건가?
ㅋㅋ 사실 남규가 많이 고생했지,
나는 별로 한 게 없는 거 같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번에 길을 열었던 그 절벽의 까칠한 슬로프...'테크노2'
녀석이 작게 속삭이는 듯하다.
오늘도 고생했어!
이제 스키 잘 타는데?^^
그럼 눈 오는 날, 다시 보자!
아~~ 다시 돌아가고 싶다.
슬로프들이 나에게 손짓하는,
하얀 눈이 가득한...
그 멋진 스키장으로!!!
- To be continued -
[부록] 그해... 스키장, 슬로프 맵!
[브런치북] 그해 겨울... 스키에 대한 열정이 절정에 달했던 '세번의 시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