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km, 국토종단... 그 대장정의 끝!!

- 국토 최남단 전남 땅끝에서 국토 최북단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

by 김기병

▶ 에필로그(Epilogue)


2001년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2002년에 시작한 우리들의 국토종단 이야기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


청춘을 어떻게 보내야 의미가 있을까로 시작된 우리의 국토종주는 두 발로 걸은 날이 총 43일(1차와 2차 32일, 설악산 동계 11일), 거리로는 총 800여 Km이다.


1차 종주를 마치고 참여한 대학 산악부 설악산 동계 훈련 때 빙벽 등반을 하다가 20여 m를 추락해 헬기에 실려 설악산 형제폭포에서 강원도 속초의료원까지 하늘길로 이송된 적이 있다. 그러나 천운으로 다시 걸을 수 있었고, 2차 종주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금도 그때 헬기 안에서의 의식이(온몸은 움직이지 못했고, 다만 의식만 있었다) 가끔 생각이 날 때가 있다.


“다시 걸을 수 있을까? - 앞으로 남은 2차 국토종단과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길들을...”

“다시 오를 수 있을까? - 내가 오르지 못했던 크고, 높은 산들을...”

“다시 함께 할 수 있을까? -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 낯설고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다시 생각해도 정말로 천운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내 평생운을 여기에 다 썼을 거란 말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뜨끔해진다. 내가 이렇게 국토종주를 완주하고, 지금도 높은 산을 마음껏 오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곳으로 거리낌 없이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이렇게 글로써 나의 이야기를,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들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내가 누군가의 이야기로 국토종단을 시작한 지 20년이 더 지났다. 혼자였으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국토종단을 친구 한 명과 후배 한 명 덕분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들에게 특히 더 고맙다. 그리고 종주 기간 내내 아낌없이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과, 지금도 내 곁에서 나의 여행을 응원해 주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다시 감사하다.


우리가 두 발로 걸었던 그 길과, 올랐던 그 산들과 풍경은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청춘들을 기다린다. 아직까지 마음이 뜨겁고,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이 시대의 청춘이다.


나는 지금도 새로운 곳에 대한 여행을 준비한다. 2002년 우리나라의 최남단 땅끝에서 최북단 통일전망대까지 800km를 걸었고, 2008년 한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 남한구간 700km를 넘었으며, 2025년 현재에는 저 멀리 파리와 스페인에 걸쳐 있다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부디 나의 이 소중한 여행 이야기들이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는 이 시대 청춘들의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