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4 [화방재 ~ 건의령]

- 2007년의 백두대간 이야기!

by 김기병

▶ 2007년의 백두대간 이야기 (Main Story 2) 중,



○ 백두대간 8 [건의령 - 덕항산(1,071m) - 환선봉(1,080m) - 황장산(1,059m) - 댓재]

비 온 다음날이라 그런지 새벽 공기가 유난히도 상쾌하다. 항상 대간 출발하는 시간인 새벽 4시에, 화방재로 떠나는 차에 오른다. 늘 이른 아침으로 먹던 육개장에서 이번에 순두부로 메뉴를 바꿔봤는데 맛이 꽤나 괜찮다.


08시. 화방재 도착. 지난 구간에 이어 함백산을 오르려는데, 산불방지기간이라 입산이 통제된다. 어제 이곳에는 비가 오지 않고, 날씨도 건조해 입산이 어려울 듯하다. 새벽 일찍 나왔는데 산행을 못한다면 너무나 억울하지 않을까?~ 다른 구간을 알아보는데 태백시 전체가 산불방지 비상이 걸려 초입을 잡기가 참 어렵다. 마침 다음 구간 시작하는 건의령에 지키는 사람이 없어, 이번 산행은 건의령에서 시작!


09시 15분. 공사 중인 터널을 지나 조금만 오르면 보이는 건의령에서 산행 시작. 소나무 오솔길과 은빛 나무 사이의 소로가 참 아늑하다.


09시 30분. 항상 대원들을 위해 맛난 음식을 싸 오는 대장님의 특별식 멸치회가 펼쳐진다. 싱싱한 멸치를 각종 야채와 초장에 버무리니 기가 막힌 멸치회가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ㅋㅋ 소주 한잔에 별미인 멸치회로 본격적인 산행을 대비하고, 오늘 산행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간단한 회의를 마치고,


10시 20분. 다시 길을 나선다. 완만한 능선 속 이름 모를 야생화와 몇백 년은 됨직한 소나무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아직 오전인데도 날씨는 생각보다 덥다. 간간히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지만, 뜨거운 태양에 평소보다 몸이 쉽게 지친다.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 몇 번의 오르내림과 예수원 갈림길을 지나...


12시 35분. 구부시령 도착. 무려 아홉 남편을 모시고 산 여인의 전설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구부시령은 돌무더기가 있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더운 날씨에 행여 물이 떨어질까 일부는 물을 구하러 내려간다. 계곡마다 물이 모두 말라있어, 약초 캐는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좀 더 내려가 보라고...^^; 한참(?)을 내려가니 신기하게도 정말 물 뜨는 곳이 있다. 준비해 간 물병에 물을 가득 채우고, 이제는 배를 채울 시간이다. 초밥에 오징어무침에... 꼬막 등등~ 금세 잘 차려진 한상에 반주, 적당한 휴식으로 오후 산행을 준비한다.


14시 10분. 덕항산(1,071m)에 오른다. 더운 날씨지만 덕항산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멀리 고랭지 농장이 한눈에 보인다. 덕항산은 산보다도 동양 최대의 환선굴로 더 유명하다지만, 대간팀에게 있어서는 굴보다도 산이 더 정감이 가지 않을까? 오늘 구간 중 처음으로 보이는 비석이라 간단하게 사진도 찍고, 지각산으로!

14시 55분. 환선봉(1,080m)에 오르면 이곳에는 군립공원 전망대가 있다. 곳곳에 낭떠러지 주의 표시가 있을 정도로 눈앞의 암릉과 주위 산세, 멀리 보이는 마을과 고랭지 농장등 전망대란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주의 경치가 일품이다. 이번 구간은 그렇게 심한 경사는 없는 편이지만 더운 날씨에 끊임없이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니 평소보다 빨리 지친다.


16시. 곳곳에서 초코바 등 간식으로 열량을 보충해 체력을 보충하니 어느새 고랭지농장이다. 해발고도 1,000m의 산 위에 넓게 펼쳐진 고랭지 채소밭에 오르니 산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곳곳에 산불방지요원이 지키고 있어, 하산 코스를 잡는 게 조금 애매했지만, 일단 부딪혀 보기로 한다.


16시 55분. 큰재에서 문어를 곁들인 소주 한잔이 황장산을 오르는데 큰 힘이 된다. 전망도 좋고, 뜨겁던 태양도 열기를 식혀갈 무렵... 18시 50분. 드디어 황장산 1,059m에 오르니 눈앞에 하늘로 통하는 듯 산 위로 나있는 고속도로가 참 구불구불하게도 이어져있다. 하산...


19시 10분. 댓재에서 오늘 산행이 마무리된다. 산불방지요원의 입산통제로 비록 다음 구간을 앞당긴 산행이었지만, 한 구간을 온전히 끝내니 그렇게 뿌듯하다. 10시간여 산행 후의 하산주 한잔과 인심이 두둑이 담긴 댓재에서의 김치찌개~! 이 또한 백두대간의 낙이니, 언제나처럼 다음 구간이 기다려진다.


○ 백두대간 9 [화방재 - 만항재 - 함백산(1,573m) - 은대봉(1,442m) - 금대봉(1,418m) - 매봉산(1,303M) - 건의령]

이번 산행은 지난번 산불방지기간으로 가지 못한 함백산 구간이다. 올해 첫 무박 산행이라 5/18일 21시까지 청량리역에 모여 기차에 오를 시간을 기다린다. 시간에 여유가 있어 간단히 맥주 한잔하니 어느새 출발 시간^^


21시 50분, 태백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으니 그렇게 편할 수가... 기차에서 먹는 맥주 한잔과 덜컹거리는 기차의 떨림에 스르르 눈이 감긴다. 02시 10분 태백역에 도착하고 이른 아침을 먹은 후 02시 50분. 택시로 화방재로 이동! 가는 길에 고리니가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급브레이크에 살짝 부딪힌 후 다시 돌아갔는데 많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03시 10분. 화방재에 도착하니 어두운 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참 가깝게도 보인다. 오늘은 아마도 날씨가 좋을 거 같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03시 20분. 출발!!! 아침을 먹은 지 얼마 안 되고, 또 야간 산행이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렌턴의 불빛이 비추는 곳을 제외한 산전체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참 고즈넉하다. 넓은 헬기장과 군시설을 지나 침엽수림을 통과하니,


04시 50분. 만항재(1,330m)에 도착! 어두웠던 주위가 조금씩 걷히니 만항재 아래 자욱한 구름이 장관이다. 만항재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오면 오늘 구간 중 가장 높은 함백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보인다. 우거진 초목 사이로 산책로처럼 편안하게 나있는 길이 야간 산행의 피로를 많이 잊게 해 준다.


05시 50분. 함백산(1,573m)에 오르니 돌탑과 돌무더기들이 여기저기 쌓여있다. 태백산보다 7m나 더 높아 태백 제일봉으로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바람도 강하다. 몸이 식어 오래 쉬지 못하고 은대봉으로! 이 구간은 군데군데 쉼터에 대부분 돌로 만든 탁자가 있어, 참 쉴 곳이 잘되어 있다. 그 어느 마음 좋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돌탁자 덕에 대간을 하는 사람들이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제2쉼터를 지나니 곳곳에 멧돼지들이 파헤쳐놓은 구덩이가 자주 보인다. 녀석들이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08시. 은대봉(1,442m)에 오르니 여기도 헬기장이 있다. 편편한 곳에서 조금 쉬고 있으니 그새 졸음이 쏟아진다. 갈길이 멀어 서둘러 출발! 고도가 높아 내려오는 길에 멀리 구불구불 도로도 보이고, 탁 트인 시야에 다시금 힘을 얻는다. 햇빛을 받아 눈이 부신 이슬을 머금은 산행길 옆 야생화와 끊임없이 들려오는 산새소리, 우뚝 솟아있는 주목은 산행에 운치를 더해준다.


08시 30분. 두문동재에 도착하니 감시 초소가 있다.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를 품고 있는 금대봉 산자락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야생화 군락지 및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이다. 다행히 대장님이 사전에 통화를 하여, 간단한 주의 사항을 들은 후 출발.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으로 들어서는 길이 제법 널찍하니 걷기에 좋다.


09시. 금대봉(1,418m)에 오르고 10분 정도 더 가서 1/2식을 먹는다. 역시나 잘 마련된 돌식탁에 준비된 음식을 차리니 유난히도 맛이 난다. 반주로 소주 한잔 후 09시 50분. 매봉산으로! 멀리 매봉산 아래 풍력발전소가 아련히 보인다. 비단봉에서 눈아래 펼쳐지는 연두색과 짙녹색의 나무들이 참 눈을 편하게 해 준다.

11시 50분. 드디어 풍력발전소에 도착! 실제로 보니 엄청나게 큰 바람개비가 8개나 세워져 있고, 그중 7개가 돌아가고 있다. 그렇게 거대한 프로펠러가 단지 바람의 힘으로 돌아간다니... 새삼 자연의 위대함이 또 한 번 느껴지는 순간이다.


12시 15분. 매봉산(1,303m)에 오르면 고랭지채소 재배단지로 이름이난 산답게 쫙 펼쳐진 태백 매봉의 배추밭엔, 여기저기에 거름으로 쓰일 비료가 수없이 놓여 있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한 시간여 내려가니,


13시 20분. 삼수령(피재) 도착! 오늘 구간의 산길은 걷기에 좋고,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은 편이지만, 야간 산행을 포함해 10시간 이상을 걸으니 많이 지친다.


15시 20분. 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건의령 도착! 지난 산행 때의 시작점이었던 건의령을 보니 그렇게나 반갑다. 야간 및 장기 산행으로 피로해진 몸을 계곡물에 간단히 씻고, 태백역으로. 하산주로 순대전골에 소주 한잔이 들어가니 금세 몸이 나른해진다. 힘이 들었던 산행일수록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했던가? 이번 함백산 기차산행 및 야간산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산행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