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첫 번째 시즌, 첫 번째 스키!

그 해... 스키, 첫 번째 시즌 이야기

by 김기병

1. 그 해 스키... 세 번의 시즌 중,


# 첫 번째 시즌, 첫 번째 스키!


왠지 즐거운 일이 일어날 듯한 금요일 저녁!
새벽 스키를 즐기기 위해 우리가 애용하는 비발디 파크 스키장 셔틀은, 보통 21시에 신촌에서 출발한다.

강원도 홍천까지 걸리는 시간은... 안 막히면, 보통 두 시간 남짓으로 비용은 무료이다.


새벽 스키를 즐긴다는 생각에 업무는 이미 손을 떠난 지 오래다.

퇴근 시간을 알려주는 시곗바늘이 오늘은 유독 느리게만 흘러간다. 괜스레 옆사람에게 심통을 부려본다.


"저 시계 고장 난 거 아니야??"


시계 탓이라도 해보며, 더디게 흐르는 시간을 조금씩 죽여가고 있는데...


이런... 오늘 우리 부서 승진자가 한턱 쏜다고 한다. 헉~ 예기치 못한 회식이 갑자기 잡혀버린다.


'그럼 오늘 나의 스키는...?'


일단 한번 발을 담그면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텐데...

그렇다고 좋은 일로 초대받은 자리에 빠지면~ 승진자가 많이 서운해하지는 않을까...


평소 귀가 얇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오늘 보니 난 마음도 참 얇은 거 같다TT

남들은 금방 결정하는 일을 정하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린다.


좋은 일이니까 잠시 들러 축하해 주고, 스키장으로 가기로 최종 결정!


횟집에서 잔을 주거니, 받거니... 회에 매운탕, 회덮밥 등 그냥 맛만 조금 봤는데, 벌써 스키장 약속 시간이 촉박하다TT


부랴부랴 택시 타고 집에 와서, 챙겨놓은 짐을 둘러메고 신촌으로!


행여 늦을까 봐 택시를 탔는데, 약속 시간에 간신히 도착. 먼저 도착한 남규와 웅이, 형주를 만나~ 스키장으로 가는 셔틀에 몸을 싣는다.


이번 시즌, 첫 번째 스키를 타기 위해 비발디 파크 스키장으로 출발!


어둠이 내린 도시의 야경과, 출렁이는 한강물... 도시를 벗어나~ 셔틀이 달리는 고속도로는, 밤이라 더욱 아늑하게 느껴진다.


생각보다 조금 막히긴 했지만, 어느새 스키장에 도착!

창밖으로 보이는 새하얀 눈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숙소에 짐을 대충 풀고, 스키장으로 Go~ Go~!

웅이도 타면 좋을 텐데, 담에 타기로 하고, 세 명이 새벽권(24시 ~ 05시) 리프트를 끊는다.

새벽 리프트권을 목에 걸고, 정신없이 스키 및 보드를 렌탈하는 와중에 형주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정신없는 와중에 친구 중 한 명을 잃어버렸다~ 친구야, 어디 있니?^^;


한참을 찾다가 결국 포기TT... 친구는 스키장 경험이 있으니, 혼자서도 잘 탈 녀석이다.

어쩔 수 없이 친구를 버리게(?)되는 의도치 않은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스키장의 시간은 무한한 게 아니다.

녀석도 이해해 줄 테지...^^;


친구는 친구대로, 나는 남규와 스키 타기 시작!


스키를 잘 타는 남규가 나 때문에 고생 많이 했다.

초심자 코스인 "블루스"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초급자 코스인 "발라드"로!


이곳 스키장은 슬로프 난이도에 따라, 코스 이름을 붙였다는 게 재미나다.

가장 느린 초심자 코스인 "블루스"에서~ 가장 빠른 최상급 코스인 "락"으로, 템포가 빨라질수록 난이도는 점점 올라간다.


남규에게 턴 및 업 앤 다운 등을 배웠는데, 초급자 코스인 "발라드"는 경사가 너무 없어~ 앞으로 나가는 게 오히려 쉽지 않다. 아이러니다.


ㅋㅋ 그래서 바로 중급자 코스인 "재즈"로!


새벽 스키인데도 리프트를 기다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줄이 꽤 길다 보니, 리프트를 한번 타는데 평균 30분 이상이 소요된다.


리프트를 타고 정상으로 가는데,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중급자 코스인 "재즈"가 생각보다 길어 보인다.

음... 길게 탈 수 있겠군. 좋네^^


리프트 아래로 하얗게 쌓인 눈들과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 달빛과 조명 아래 눈을 머금은 나무들이~ 참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스키장의 설경도 물론 좋지만, 스키를 잘 타는 남규가 뒤에서 봐주니 어쨌든 마음도 참 든든하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뒤에서 바로바로 가르쳐 준다.

초급티를 무진장 내며~ 굉음을 동반한 보더랑 부딪쳐~ 스키가 벗겨졌을 때도, 남규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아마 한참 고생을 했을 테다.


하여간 누가 뭐래도 나의 스키 스승은 남규이고, 나는 제멋대로 '자칭' 남규의 수제자가 되기로 했다... 우하하하!

오크밸리 중급자 코스에서는 무지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데...

비발디 중급 코스인 "재즈"는 코스도 길고, 경사도 그렇게 심하지 않아~ 스키를 타기도, 배우기도 참 괜찮은 코스인 것 같다.


한번 타고 내려올 때마다 "업 앤 다운"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무릎이 쑤시고, 다리는 매번 후들거리지만~

리프트 타면서 회복하고... 다시 타기를 되풀이한다!


근데 왜 내가 스키만 타면 사람들이 뒤에서 들이받는 걸까?... 스키장 징크스??^^;

넘어지기도 많이 넘어졌지만, 어쨌든 탈 때마다 조금씩 스키가 느는 것 같아 마음은 뿌듯하다.


새벽 4시...

배도 고프고, 날씨도 추워서 나는 먼저 들어가고, 남규와 형주는 새벽권 시간대가 끝나는 5시까지 계속 탄다.


이번에 나는 초심자 코스인 "블루스"에서 한번, 초급자 코스인 "발라드"에서 2번, 중급자 코스인 "재즈"에서 3번을 탔는데, 아마 남규랑 형주는 10번 이상씩 탔을 거다.

하여간 대단한 녀석들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웅이가 고생 많이 했다. 밥도 해놓고, 야채도 씻어두고... 목살도 구워주고^^ 새벽 스키를 타고 들어오면 뻗을 줄 알았는데, 숙소에 들어오니 의외로 쌩쌩하다.


새벽 5시가 넘으니 남규와 형주도 숙소에 합류. 스키 타느라 체력이 많이 떨어졌을 터라, 나름대로 만찬을 즐겨본다!

중급자 코스를 못 찾아 중상급 코스에서 보드 타느라 고생했다는 형주 이야기가 왜 그리 웃기는지~

하여간 넷이 오붓하게 소주에 부대찌개, 목살을 안주삼아 먹으니 금방 날이 센다.


7시 넘어 해 뜨는 거 보고 늦은(이른?) 취침!

11시가 넘어 안 떠지는 눈을 겨우 뜨니, 웅이가 아침으로 죽을 끓여 놓았다.


간단하게 요기 후 셔틀 타고 서울로 오면서, 이번 시즌 첫 번째 스키장 일정이 잘 마무리된다.


특히 이번 스키장에서는... 친구들이 유독 기억이 난다.


귀찮았을 텐데도~ 스키를 많이 가르쳐주고,

장비 렌탈장에서 잃어버려 같은 코스를 함께 하진 못했지만~ 적잖은 웃음을 주고,

스키 탄 친구들을 위해 맛난 요리를 해준, 그 친구들 말이다^^


그해... 첫 번째 시즌, 스키장의 새하얀 설경과 친구들의 "따스함"이 다시금 생각나는 하루다.


- To be continued -




[부록] 그해... 스키장, 슬로프 맵!



[브런치북] 그해 겨울... 스키에 대한 열정이 절정에 달했던 '세번의 시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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