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첫 번째 시즌 이야기!
# 첫 번째 시즌, 두 번째 스키!
우리 부서는... 왜 이리 술자리가 많은 거야?
행정 사무감사가 끝났으니, 오늘도 한잔 하자는 거...
난 "스키장이 가고 싶다"고!
쩝~ 내가 중요한 약속이 있다는 걸~ 설득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다.
백두대간 취소된 거 문자 보여주고,
홍천으로 가는 비발디 파크 셔틀, 2명 예약한 거 보여주고서야~
겨우 탈출에 성공한다.
아니, 정상적으로 스키를 타러 가는 게...
원래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오래간만에 타는 스키라,
집에 와서도 짐 찼는데 한참을 헤맸다.
귀돌이, 목도리, 스키복...
어라? 근데 스키 장갑이 없네?
바쁜 와중에, 이 녀석 찾는데도 시간이 꽤나 걸린다.
겨우 겨우 짐을 챙겨, 신촌 전철역으로!
형주 녀석 일찍도 왔다.
막 출발하니, 벌써 셔틀 정류장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온다.
친구와 만나, 신촌역 21시에 출발하는 셔틀에 무사히 탑승!
항상 어디론가로 떠나는 즐거움이란...
하지만 설렘도 잠시,
평일 근무 후 떠나는 버스 안이라~
금세 잠에 빠져든다.
출발할 땐 조금 막히는 듯하더니,
어느새 비발디 파크에 도착한다.
대명콘도 법인 카드를 제시하니,
개장주라 70%나 할인한단다.
아싸~ 땡잡았다^^
리프트권 13,800원, 스키 렌탈 6,900원.
토탈 20,700원을 결제하고 새벽 스키를 시작해 본다.
오호라... 내 그토록 그리던, 이 설원의 밤이여...!
But, 이 많은 슬로프 중에 내가 주로 타는 중급 슬로프는~
눈만 계속 뿌려대고 있다...
언제 탈 수 있는대?
중급 슬로프는 도대체 언제 개장하냐고??
조금만 있음 개장한다는 말을 믿고,
형주랑 열라게 초급만 탄다.
ㅋㅋ 사실 초급은 작년에 졸업했는데~
갑자기 멋모를 자신감이 가슴 한켠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도 중급 슬로프는 개장할 생각을 않고,
초급에 몰려드는 엄청 많은 사람들...
그리고... 형주 왈~
"상급도 중급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초급은 많이 탔으니, 상급 한번 타 보자!"
그래서 갔다.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나의 첫, 상급 슬로프인 "테크노"를!
상급자 코스는 그 높이만큼이나,
8인용 리프트를 타고 한참을 올라간다.
우와~ 정상에 도착하니, 음식점도 있다.
나는 이날~ 그동안 안내판에서만 봐왔던 '정상 휴게소'라는 곳을 처음 보았다.
" 형주야.. 나 무지 긴장되는데,
이거 탈 수 있을까?...
혹시 30분이 지나도 내가 안 내려오면...
꼭 패트롤 불러라^^;"
그러고 출발했는데 이게 웬걸...
패트롤을 불러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형주가 제일 먼저 시야에서 사라진다.
어라? 먼저 내려갔나???
처음 타보는 상급 슬로프인데...
나 혼자 남은 거지???...
이런, 나 혼자 남겨졌다!
헉~ 진짜 고생 직쌀라게 했다!!
경사가 있으니 오른쪽 턴은 무난한데,
왼쪽 턴이 제대로 안되니...
결론은 구르는 것뿐TT
하염없이 넘어지며,
수도 없이 몸으로 굴러가며~
스키를 아주 제대로(?) 단련한다.
근데 눈물 나게 아프다는 건,
절대로 안 비밀이다TT
지난번 스키에서 남규가 가르쳐 준 "Up and Down"이
급경사에선 아직 나에게 무리다.
이런... 중급 슬로프 개장할 때까지,
더 기다렸어야 했다!
왠지 마음 한켠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던 '자신감'은...
어느새 '자만심'으로 형태가 바뀌어,
내 육체와 정신에 하나, 둘... 비수(匕首)를 꽃는다!
음... 내 육체에는~
끊임없는 넘어지는 '아픔'을 선사하고,
음음... 내 정신에겐~
되돌릴 수 없는 '슬픔'을 건네준다.
눈물이 난다... 그냥 집에 가고 싶다TT
속으로 죄 없는 형주에게 화살을 돌려보지만,
그래도 내려는 가야 하기에...
4번인가... 한 번씩 넘어질 때마다
대미지가 장난이 아니다~
경사가 가파르니 더 아프고...
넘어질 때마다 더 후달린다TT
내가 왜 여기에 왔을까...
중급이랑 비슷할 거라더니...
그럴리가 없음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TT
오만가지 상념 속에, 긴 시간에 걸쳐~
겨우겨우 내려오는 데는 성공.
드디어 살았다...!
형주 녀석은... "지금쯤 내려왔나?"
지면의 경사가 사라지니, 그제야 마음이 안정되어~
잃어버렸던 친구를 찾아볼 생각이 든다.
다시 만난 형주는 상급 슬로프를 다시 타기로 하고,
난 다시 몸과 마음을 급~낮추어... 초급으로!
사람은 분수(分數)를 알아야 한다...
절대로, 자만심은 금물이다.
역시 몸으로 배운 것이라 더 와닿는다.
겸손(謙遜)하자!
그래도 중급 슬로프는 타야 하는데...
형주 녀석도 오랜만에 상급 타서 많이 다쳤다.
그러게 겸손해야 한다니까...^^;
중간에 라면 하나 먹고... 형주는 쉬고,
난 다시 초급 슬로프인 "발라드"로...
초급은 여유지 뭐~
초보자들 피해 가며 맘껏(?) 여유를 부리며 약속된 4시까지 타고,
다시 형주 만나서 셔틀로!
비록 원하던 중급 슬로프인 "재즈"를 내려오진 못했지만,
상급 코스인 "테크노"를 경험해 본 지라...
오늘의 결론은...
"하여간 스키 타서 좋았다"로 끝이 난다.
상급 슬로프에서 수없이 넘어진 아픔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제설기가 뿜어내는 인공눈이 만들어 내는 눈안개와,
조명을 받아 더욱 빛이 나는 설원의 광장이란...
이번 주에 열나게 눈 뿌려댔으니,
담주엔 제대로 개장된 비발디 스키장을 맛볼 수 있을 듯하다.
기대된다.
그리고 올해 열심히 타서,
이번에 엄청나게 고생한 상급 슬로프인 "테크노..."
내 반드시 너를 다시 찾으리...!
그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올 테다.
거기서 넘어지면 훨~씬 더 아프니까!
비발디 파크 스키장에 문구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겨울은 짧다. 즐겨라!!!"
기다려라... 비발디,
더욱 단련하여 제대로 된 겨울을 즐기러...
내가 간다!
- To be continued -
[부록] 그해... 스키장, 슬로프 맵!
[브런치북] 그해 겨울... 스키에 대한 열정이 절정에 달했던 '세번의 시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