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첫 번째 시즌, 두 번째 스키!

그 해... 첫 번째 시즌 이야기!

by 김기병

그 해 스키... 세 번의 시즌 중,


# 첫 번째 시즌, 두 번째 스키!


우리 부서는... 왜 이리 술자리가 많은 거야?
행정 사무감사가 끝났으니, 오늘도 한잔 하자는 거...

난 "스키장이 가고 싶다"고!


쩝~ 내가 중요한 약속이 있다는 걸~ 설득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다.

백두대간 취소된 거 문자 보여주고,

홍천으로 가는 비발디 파크 셔틀, 2명 예약한 거 보여주고서야~

겨우 탈출에 성공한다.


아니, 정상적으로 스키를 타러 가는 게...

원래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오래간만에 타는 스키라,

집에 와서도 짐 찼는데 한참을 헤맸다.

귀돌이, 목도리, 스키복...

어라? 근데 스키 장갑이 없네?

바쁜 와중에, 이 녀석 찾는데도 시간이 꽤나 걸린다.


겨우 겨우 짐을 챙겨, 신촌 전철역으로!


형주 녀석 일찍도 왔다.

막 출발하니, 벌써 셔틀 정류장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온다.

친구와 만나, 신촌역 21시에 출발하는 셔틀에 무사히 탑승!




항상 어디론가로 떠나는 즐거움이란...

하지만 설렘도 잠시,

평일 근무 후 떠나는 버스 안이라~

금세 잠에 빠져든다.

출발할 땐 조금 막히는 듯하더니,

어느새 비발디 파크에 도착한다.


대명콘도 법인 카드를 제시하니,

개장주라 70%나 할인한단다.

아싸~ 땡잡았다^^

리프트권 13,800원, 스키 렌탈 6,900원.

토탈 20,700원을 결제하고 새벽 스키를 시작해 본다.


오호라... 내 그토록 그리던, 이 설원의 밤이여...!

But, 이 많은 슬로프 중에 내가 주로 타는 중급 슬로프는~

눈만 계속 뿌려대고 있다...

언제 탈 수 있는대?

중급 슬로프는 도대체 언제 개장하냐고??


조금만 있음 개장한다는 말을 믿고,

형주랑 열라게 초급만 탄다.


ㅋㅋ 사실 초급은 작년에 졸업했는데~

갑자기 멋모를 자신감이 가슴 한켠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도 중급 슬로프는 개장할 생각을 않고,

초급에 몰려드는 엄청 많은 사람들...


그리고... 형주 왈~

"상급도 중급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초급은 많이 탔으니, 상급 한번 타 보자!"


그래서 갔다.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나의 첫, 상급 슬로프인 "테크노"를!


상급자 코스는 그 높이만큼이나,

8인용 리프트를 타고 한참을 올라간다.


우와~ 정상에 도착하니, 음식점도 있다.

나는 이날~ 그동안 안내판에서만 봐왔던 '정상 휴게소'라는 곳을 처음 보았다.


" 형주야.. 나 무지 긴장되는데,

이거 탈 수 있을까?...

혹시 30분이 지나도 내가 안 내려오면...

꼭 패트롤 불러라^^;"


그러고 출발했는데 이게 웬걸...

패트롤을 불러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형주가 제일 먼저 시야에서 사라진다.

어라? 먼저 내려갔나???


처음 타보는 상급 슬로프인데...

나 혼자 남은 거지???...

이런, 나 혼자 남겨졌다!


헉~ 진짜 고생 직쌀라게 했다!!

경사가 있으니 오른쪽 턴은 무난한데,

왼쪽 턴이 제대로 안되니...

결론은 구르는 것뿐TT


하염없이 넘어지며,

수도 없이 몸으로 굴러가며~

스키를 아주 제대로(?) 단련한다.

근데 눈물 나게 아프다는 건,

절대로 안 비밀이다TT


지난번 스키에서 남규가 가르쳐 준 "Up and Down"이

급경사에선 아직 나에게 무리다.


이런... 중급 슬로프 개장할 때까지,

더 기다렸어야 했다!


왠지 마음 한켠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던 '자신감'은...

어느새 '자만심'으로 형태가 바뀌어,

내 육체와 정신에 하나, 둘... 비수(匕首)를 꽃는다!


음... 내 육체에는~

끊임없는 넘어지는 '아픔'을 선사하고,

음음... 내 정신에겐~

되돌릴 수 없는 '슬픔'을 건네준다.


눈물이 난다... 그냥 집에 가고 싶다TT


속으로 죄 없는 형주에게 화살을 돌려보지만,

그래도 내려는 가야 하기에...

4번인가... 한 번씩 넘어질 때마다

대미지가 장난이 아니다~


경사가 가파르니 더 아프고...

넘어질 때마다 더 후달린다TT


내가 왜 여기에 왔을까...

중급이랑 비슷할 거라더니...

그럴리가 없음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TT


오만가지 상념 속에, 긴 시간에 걸쳐~

겨우겨우 내려오는 데는 성공.

드디어 살았다...!


형주 녀석은... "지금쯤 내려왔나?"

지면의 경사가 사라지니, 그제야 마음이 안정되어~

잃어버렸던 친구를 찾아볼 생각이 든다.

다시 만난 형주는 상급 슬로프를 다시 타기로 하고,

난 다시 몸과 마음을 급~낮추어... 초급으로!


사람은 분수(分數)를 알아야 한다...

절대로, 자만심은 금물이다.

역시 몸으로 배운 것이라 더 와닿는다.

겸손(謙遜)하자!


그래도 중급 슬로프는 타야 하는데...

형주 녀석도 오랜만에 상급 타서 많이 다쳤다.

그러게 겸손해야 한다니까...^^;


중간에 라면 하나 먹고... 형주는 쉬고,

난 다시 초급 슬로프인 "발라드"로...

초급은 여유지 뭐~

초보자들 피해 가며 맘껏(?) 여유를 부리며 약속된 4시까지 타고,

다시 형주 만나서 셔틀로!




비록 원하던 중급 슬로프인 "재즈"를 내려오진 못했지만,

상급 코스인 "테크노"를 경험해 본 지라...


오늘의 결론은...

"하여간 스키 타서 좋았다"로 끝이 난다.


상급 슬로프에서 수없이 넘어진 아픔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제설기가 뿜어내는 인공눈이 만들어 내는 눈안개와,

조명을 받아 더욱 빛이 나는 설원의 광장이란...


이번 주에 열나게 눈 뿌려댔으니,

담주엔 제대로 개장된 비발디 스키장을 맛볼 수 있을 듯하다.

기대된다.


그리고 올해 열심히 타서,

이번에 엄청나게 고생한 상급 슬로프인 "테크노..."

내 반드시 너를 다시 찾으리...!

그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올 테다.

거기서 넘어지면 훨~씬 더 아프니까!

비발디 파크 스키장에 문구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겨울은 짧다. 즐겨라!!!"


기다려라... 비발디,

더욱 단련하여 제대로 된 겨울을 즐기러...

내가 간다!


- To be continued -




[부록] 그해... 스키장, 슬로프 맵!



[브런치북] 그해 겨울... 스키에 대한 열정이 절정에 달했던 '세번의 시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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