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나아가기
오늘은 아들과 청소년 일대일 제자양육이 있는 날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 하는데. 오늘은 알바가 있어 점심때 일대일 제자양육을 하게 되었다.
우리 둘만의 아지트 커피빈에서 나는 커피 수아로, 아들은 바닐라 라떼를 시키고, 자리를 잡는다. 딸은 카메오로 보조 출연한다.
주제는 기도!
기도라는 제법 묵직한 신앙의 주제를 아들과 나누다 보니, 새삼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기도는 일반적으로 나의 필요를 하나님께 구하는 것으로 알기 쉽다. 그것도 맞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를 통해 '주님 안에 거하라'는 말씀을 강조하시면서,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자연스레 귀한 열매도 맺으리라고 선언하고 계신다.
이를 간과하면, 자판기 누르듯이 주님께 강짜를 부리게 되고,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기고만장해지거나 교만하게 되면, 주님께 빚을 갚으라는 듯 말도 안 되는 청구서를 들이밀게 된다. 그야말로 당치도 않은 행태이다.
기도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리는 것이기에 우선 하나님의 뜻에 맞는 기도를 드리는 것이 가장 핵심 중의 핵심이다. 그리하여 내가 원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이 나의 기도라는 통로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는 것이다. 나의 입을 통해서, 나의 마음에 소원을 두고서.
기도는 주님 안에 거하면서, 주님의 뜻 안에서 간절히 구하게 되면, 우리 주님께서 주님의 뜻을 '간절히 구하게 되는 변화된' 나의 기도를 통해서 이루어 주시는 것이다. 포도나무와 가지의 관계를 통해서 기도는 자연스러움으로 이어지게 되며, 그에 따른 당연한 귀결로써의 간구하는 기도로 그 기도의 열매가 맺어지고 무르익어 간다.
기도는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을 의지한다는 믿음의 표현이다. 이를 아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아들이 매주 월요일에 받는 아들의 용돈에 대해서 언급한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용돈을 달라고 하는 행위는 그 행위 자체가 이미 아들로서의 연약함을 나타내는 것이며, 간절히 구하는 행동의 바탕에는 아들에게 용돈을 주실 수 있는 아버지의 능력이 충분하고도 남는다는 뱃심 두둑한 믿음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임을 드러내고 있음을 힘주어 강조해 준다. 기도의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특징을 말해준다.
아들도 이 비유를 곧바로 알아채고, 이내 수긍하는 것이다. 꽤 명석한데. 아들 자랑이 꽤나 심하다.
그 나이 때에 용돈만큼 간절한 것은 없겠지! 그렇겠지! 그러니, 이해도 뼈저리게 다가오겠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5)
기도라는 것은
포도나무인 주님 안에 거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가지는 포도나무에 붙어있으면서 포도나무의 뿌리를 통해 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자라나고, 자연스럽게 병충해와 가뭄과 같은 세파를 딛고 일어나 성장해 가면서, 포도나무 본래의 목적대로 이루어지는 선한 도구가 되는 것임을 온전히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아들도 이것을 이해하고, 기도를 하기로 다짐한다. 기특하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것으로 믿음에 대한 거부와 반항을 하더니, 어느새 아홉 번째 시간이 되니 성숙해지고 있음이 대견하기만 하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이 틀림없다. 감사하기만 하다.
기도가 감사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감안해 본다면, 이미 아홉 번째 만남의 주제 단원인 기도의 목적을 이루신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저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가슴 깊이 감사합니다. 믿음이 대를 이어가는 과정을 직접 눈앞에서 목도하고 경험케 하시니.
'만 입이 내게 있으면 그 입 다 가지고,
내 구주 주신 은총을 늘 찬송하겠네'
저절로 찬송이 입에서 흘러나옵니다.
앞으로 열 번째 만남도, 그 이후의 만남도 더 기대가 됩니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바라보는 종으로서의 기쁨이 더해갈 것임을 확신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다음 편이 기대되시죠!
아비도 그러합니다.
그럼, 다음 편을 기대하며
겸손히 올리는 나의 기도
간구보다 감사를 드립니다
응답하심도 거절하심도
기다리라 하심도 그저 감사
감사 위에 감사를 덮을 때
은혜 위에 은혜가 쌓이네
모든 일에 감사 모든 순간에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
간절히 올리는 나의 기도
간구보다 감사를 드립니다
기쁜 날에도 고통 중에도
주가 일하심을 믿으며 감사
감사 위에 감사를 덮을 때
은혜 위에 은혜가 쌓이네
모든 일에 감사 모든 순간에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요 16:24)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