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10% 게임이란?
아침 9시.
사무실이 분주해진다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드는 사람
갑자기 화장실을 가는 사람
5분 뒤, 대부분 얼굴이 죽상이다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많은 사람들이 주식 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으며 대개 비슷한 꿈을 꾼다.
"나는 성공해서 파이어족이 될 거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단기투자자의 경우 80~90%가 첫 2년 안에 시장을 떠난다. 장기투자자라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것도 아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 10명 중 4명만이 실제 수익을 내고 있다. 나머지 60%는 손실이거나 본전에 머물러 있다.
더 충격적인 숫자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10년간 생존하는 개인투자자의 비율은 불과 10%. 파생시장으로 넘어가면 생존율은 0.1%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생존율 10% 게임"의 진짜 의미다. 시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끝까지 살아남는 건 소수의 몫이다.
왜 90%의 투자자들은 돈을 잃고, 시장에서 퇴출당하는가?
답은 간단하면서도 잔인하다. 정보 부족 때문이 아니라, 심리적 붕괴 때문이다.
미국 Dalbar 연구에 따르면, 20년간 평균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연 2.6%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연 7.8%를 기록했다. 무려 5.2% 나 차이가 난다.
2023년에도 미국의 개인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S&P 500을 5.5% 하회했다. 상승장에서조차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을 따라잡지 못했다. 왜일까?
감정이라는 적
2009년 대만의 개인투자자 투자 성과를 분석한 연구는 우리에게 섬뜩한 사실을 보여준다. 개인투자자들의 연간 합산 손실액이 전체 GDP의 2.2%에 달한다는 것이다.
GDP의 2.2%가 얼마인지 계산해 보자. 2009년 대만의 GDP는 약 431조 원이었다. 431조 원의 2.2%는 9.48조 원이다. 즉, 개인투자자가 시장에서 약 9.5조 원을 잃은 것이다. 참고로 대한민국이 건조하려는 핵잠수함 한 대의 가격이 넉넉잡아 3조 원이다.
한국의 경우도 살펴보자. 2020년 코로나 국면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은 무려 1,600%를 넘었지만, 투자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에도 못 미쳤다.
문제는 과잉 거래, 공포, 탐욕, 그리고 군중심리다.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른다."
고점에서 사고, 저점에서 파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손실에 대한 대응도 한몫한다. 어떤 투자자는 "아, 파란불이네. 오늘부터 장기투자자다."라며 과감한 손절을 못하고 버티다가 더 큰 손실을 본다.
또한, 아무 주식이나 사도 수익을 안겨주는 강세장에서는 자만에 빠져 "역시, 나는 주식투자의 신"이라며 스스로를 한없이 치켜세운다. 이 모든 사례들은 말해준다. 결국 인간의 뇌는 투자에 최악으로 설계되어 있다.
죽은 투자자가 살아있는 투자자를 이긴다
2020년 코로나 시기, 한국은 주식투자 열풍이었다. 2019년 대비 약 300만 명의 신규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뛰어든 사실은 그 열기를 방증한다.
수익률을 살펴보면, 전 연령층 중에 30대 여성이 25.98%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40대 여성이 25.73%로 따랐다.
아이러니하게도, 20~30대 남성 투자자들의 기록은 저조했다. 30대 남성은 11.29%, 20대 남성은 3.81%로 여성 대비 큰 차이를 보였다.
심지어 50대 전체 투자자들은 -7.03%의 유일한 마이너스, 그리고 처참한 결과를 보여줬다 [8-9] .
차이를 만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감정적 매매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30대 남성, 50대 전체 투자자들은 싱싱하게 살아있는 활어처럼 주로 초단타나 단타로 급등주를 쫓으며, 소위 말해 짧은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다.
단타와 단기 투자를 하며 거래 빈도가 늘어날수록 첫째, 거래에 감정이 섞이기 쉽다. 특히 거래를 손실로 마무리할 경우, 손실 복구에 대한 책임과 자책 때문에 마음이 심란한 상태에서 거래를 임하게 될 확률이 높다. 잔잔한 물처럼 평온한 상태에서도 예상 밖 주가 움직임을 만나면 쓰나미처럼 요동치는 게 마음이다. 마음이 무너진 체 임하는 거래는 결코 결과를 낼 수 없다.
둘째, 거래 빈도가 높아질수록 수수료라는 가랑비에 계좌가 탈탈 털린다. 수수료 얼마 안 된다고 만만하게 보는 것은 스스로 계좌에 빨간불을 점등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반면, 30~40대 여성 투자자들은 우량주 위주로 주식을 산 후 계좌에 신경조차 안 쓰는 '죽은' 투자자들이 대다수였다.
미장의 경우, 시장의 최고 수익일 단 10일을 놓치면, 20년 수익률이 9.52%에서 5.33%로 반토막 난다. 공포에 현금화했다가 반등을 놓치는 순간, 복리의 마법은 사라진다.
기억하자. 감정은 살아있을 때만 느낄 수 있다.
생존이 곧 승리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날고 기는 프로 펀드매니저들조차 85~93%가 10~20년간 S&P 500을 이기지 못한다. 개인투자자는? 더 열악하다. 도구도 부족하고, 훈련도 안 되어 있고, 심리적 방어막도 약하다.
그럼에도 10%는 살아남는다. 그들이 특별히 똑똑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줄 안다. 손실을 받아들이고, 탐욕을 억누르고, 군중이 광기에 빠질 때 냉정함을 유지한다. 그들은 시장이 전쟁터임을 이해하고, 마지막 적이 자기 자신임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나 자신도 역시 10%가 되고 싶은 사람이다. 깡통도 여러 번 차 봤다. 실패의 경험을 복기해 보면 원인은 언제나 심리였다. 나의 실패담이 가르쳐 준 깨달음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었다. 또한 정리된 내용이 다른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주식투자 심리병법』 집필을 시작했다.
앞으로 쓸 글들은 이미 10%인 사람을 위한 게 아닌, 10%가 되고픈 사람을 위한 나의 반성문이자 심리 병법서다. 생존하지 못하면 수익도, 복리도, 성공도 없다. 시장에서의 첫 번째 목표는 "대박"이 아니라 "생존"이다. 살아남아야 기회가 온다. 살아남아야 배운다. 살아남아야 이긴다.
당신은 생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