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아이의 공부 때문에 불안한 부모님들을 위하여

by 땐씽마인드

공부는 누구 좋으라고 하는 걸까요

미래를 보자면 자녀가 좋은 게 맞습니다만

부모 자녀 갈등의 주제로 공부하란 잔소리가 높은 비율로 보고되는 것을 보았을 때,

아무래도 공부하란 잔소리는 부모님의 불안을 달래려는 의도가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자녀의 학습이나 습관으로 극심히 불안한 부모님을 위한 글입니다.

적당한 수준의 부모자녀갈등은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기보다는 부모님이 마음을 좀 달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자녀를 가지는 순간, 부모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하지요.

이 험난한 세상에 여리디 여린 내 핏줄을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성인까지 키워내야 하니까요.

불안한 요인이 너무나 많습니다.

태어나기까지는 손가락 발가락 10개만 다 붙어있으면 되지만,

태어나고 나서는 웰빙, 다른 사람에 뒤처지지 않은 삶이 기준이 되어

내 아이가 (여러 가지로) 못살면 어떡하나, 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외부상황 또한 불안의 요인이 되지요.


마케팅 분야는 전혀 모릅니다만

불안을 자극시키는 것은 참 좋은 판매전략임이 확실합니다.

이를 테면 사이비가 제일 대표적 예가 되겠습니다

-이 종교를 믿지 않으면 죽어서 지옥불에 떨어질 것이다

이런 식으로 종교를 믿지 않으면 죽어서 지옥불에 떨어질 불안을 자극합니다


'00를 하면 좋다' 보다는 '00를 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 좀 더 행동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불안은 우리를 행동케 하는 강력한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옥에 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은

나뿐 아니라 가족모두를 사이비에 몰아넣게 하는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물론 가진 돈도 털어 넣게 됩니다.

지옥에 간다는 것은 너무나 강력한 불안이거든요.

불타는 나와 가족을 상상하면 심장이 내려앉습니다.

그런 일이 생길 줄 알면서도 내가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건 죄악 같습니다.


이렇듯, 불안자극은 상품판매에 참 좋은 자극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상품 판매의 안내문이 불안을 자극시키는 문구라면 그 상품은 거르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 앞으로도 계속 말씀드리겠지만 불안은 나쁜 것만은 아니며 일정 부분은 있어야 정상입니다)


잡소리가 길었지만,

이러나저러나 부모가 가진 자녀에 대한 불안은 여러 모로 사업아이템이 됩니다.


부모님들이 자녀 학습 관련해서 좌절이 시작되는 시기는 다양하지만

학원에서도 테스트 후 거절당할 때,

본인이 아무리 굳건한 양육 기준이 있다 해도 주변 모든 부모들이 나와 다를 때 ;

이럴 때는 참 힘드십니다.


중학교 1학년 생의 어머니가 한 학원에 등록하고자, 이른바 학원 입학시험을 치렀습니다만

결과 피드백은 이런 식입니다.


"이 성적으로는 지금 저희 학원 어떤 클래스에도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애들은 이미 고1 선행을 다 해서요, 이래서는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


이러면 이른바 멘붕의 시작입니다.

마치, 내가 아이의 인생을 망친 것 같은 불안이 몰려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죠?"

"음.. 높은 클래스들은 힘들어요. 그래도 아이가 노력한다 하면 00 이 정도 클래스에서 좀 열심히 하면

나중에 레벨업 할 수도 있고요.."


홀린 듯이 학원 등록완료.


학원을 다닌다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불안을 잠재우려 하는 선택은 대부분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 선택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게 어렵고

내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내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그를 발전시키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하는데

피상적으로 '잘못될까 봐' = '내가 내 아이의 앞날을 망치게 될까 봐' 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게 문제입니다.


이는 부모님의 학벌, 사회적 지위, 지능과는 거의 무관합니다.

부모님 개개인이 불안에 취약하냐 가 더 관련이 있습니다.


그럼 내 자식의 공부에 무념무상하라는 말이냐?

물론 case by case 이기 때문에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말은 하기 어렵습니다.


이 불안이 번지다 못해 큰 산불이 되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학군지로 유명한 곳의 정신과에서 꽤나 자주 접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한 가정이 있습니다.

아빠의 지능이 좋습니다. 서연고포카 출신으로 전문직에 부유한 집안입니다.

엄마는 서연고포카까지는 아니나 인서울 상위권 대학에 본인 능력도 적절하게 발휘하고 삽니다.

그런데 자녀가 아빠의 학업 수준까지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인서울 상위권 까지는 충분한 성적이긴 하지만 영 만족스럽지가 못합니다.

아빠는 당최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왜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1등이 아니지?

당신 닮은 거 아니야? 시댁에서도 이를 며느리 탓으로 돌립니다.

엄마는 이런 것이 싫어 아이를 들들 볶습니다.

지금 시키지 않으면 아이가 인생에 실패를 하게 되고

이것은 곧 나의 실패로 이어질 것 같은 불안이 엄습합니다.

주변을 봤더니 다 사교육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나도 열심히 아이를 사교육에 보내봅니다.

아빠는 돈은 그렇게 다 쓰고 왜 애는 그대로냐며

엄마의 수고와 노력은 알아주지 않고 비난을 합니다.

그 비난은 아빠- 엄마-아이로 이어집니다.

아이는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계속 실패자로 여겨집니다.

공부하기 싫다는 말을 해봐야 소용이 없고 가정의 평화가 깨지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동기도 사라집니다.

무기력, 무의욕, 무동기 상태의 지속 -> 우울장애로 이어집니다.

우울장애는 스스로를 죽이고 싶어지는 자살사고 및 행동을 증상으로 가지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우울증을 치료해야 하지만 그것보다는 공부를 못하는 것이 더 불안한 부모는

아이가 ADHD 가 아닌데도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약을 처방받아 먹입니다.

신경발달에 문제가 없는데 약을 먹었으니 당연히 뇌와 신경, 행동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청소년기에는 충동성이라는 게 변수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켜 결국 질환 및 사고로 이어집니다.


아니 이것도 불안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

라고 하시면 그도 맞는 말씀입니다. 역시 불안 자극은 좋은 마케팅 기법이 맞습니다.

저도 이런 불안을 자극시켜서 청소년의 자해 자살률이 줄어들 수 있다면

더 강력하게 부모님들의 불안을 자극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고, 또 자극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지만

적어도 여기서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위 사례를 잠시 살펴봅시다.

아이는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불안하지요.

우리는 어느 포인트에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요?

여러 부분이 있습니다만 부모님들의 면담결과를 종합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내 자식이 공부를 못한다- (나만큼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한다 - 인생이 망한다


->인생이 망한다 이후부터는 부모님들 마다 파국적 사고의 양상이 달라집니다.

예) 부모인 나를 원망하면 어쩌지? 저렇게 평생 게임만 하고 사는 애를 내가 데리고 살아야 하나? 거지가 되어 나앉으면 어떻게 하나? 한 사람몫을 못하고 살면 어쩌지? 폐지를 줍고 살려나?


심지어 이후는 모르겠고, 그냥 대학 못 가면 인생 망한다는 상당히 피상적인 명제를 반복하면서 불안해만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다소 일반론적이지만 그래도 부모님들의 불안을 위한 방법들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1. 안타깝지만 영재천재는 타고납니다.

내 아이가 영재인가 아닌가 고민된다면 높은 확률로 아닙니다.

그러니 영재고에 못 간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이 아닙니다. 대학이 끝이 아닙니다.

평균 수명이 100세가 넘어갑니다. 정말 대학이 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학 전공 살려서 몇 살까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10년 전만 해도 AI , ZOOM 이런 단어를 접할 일도 없으셨을 겁니다.

대학을 못 가도 된다! 가 아닙니다.

당장 코앞의 시험 하나하나에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호흡을 길게 장기전으로 보시라는 겁니다.


시험 점수보다는 우리 아이가 아직 어릴 때

융통성, 사회성, 유연한 문제해결력, 좌절인내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이건 단시간에 되는 건 아닙니다.

이를 테면 당장의 수학점수 10점 올리는 것보다는

한 문제를 푸는데 5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문제를 풀기 위하여 끝까지 포기 안 하고 해결하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른의 기다림이 필수지요.


또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잘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미술, 음악, 이런 종목이 아니라

행위, 성향, 행동, 눈빛 하나하나에 집중해주셔야 합니다.

어렵죠.

필요하다면 나중에 이와 관련해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2. 아이가 내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나서 몰아붙이고 싶어질 때,

이것만 생각해 주세요.

이건 내 불안인가, 아이의 불안인가.


앞서 말씀드렸듯, 불안은 행동을 유발하는 큰 에너지원입니다.

부모가 모든 불안을 가져가버리면 아이는 불안하지 않아요.

내일 시험인데 엄마가 더 불안해서 화를 내고 불안함을 뿜어내면

아이는 자기 몫의 불안까지 엄마가 다 해버렸기 때문에 오히려 행동하지 않게 됩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게임만 한다면, 아마도 시험 불안을 모른 척 외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부모가 소리를 지르거나 책을 찢거나 등 격한 감정 분출을 해버리면

꾹꾹 누르고 있던 불안이 해소되었기 때문에

게임을 멈출지언정 오히려 공부를 하기보다는 더욱 편안하게 딴짓을 합니다.


참으셔야 합니다.


맨날 지각을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를 깨우느라, 학교에 가라고 설득하느라 부모의 출근도 늦어집니다.

엄마는 눈물로도 호소하고 아빠는 엄하게 꾸짖기도 하지만

당최 지각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끌어서 차에 태워 보내기도 하고 원하는 핸드폰을 사주기도 하고 아무리 설득을 해보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모의 삶이 피폐해집니다.

만약 직장에서까지 애가 학교를 갔나 안 갔나 걱정되어 핸드폰으로 계속 확인하고

부부끼리 니 탓이니 내 탓이니 하다 보면 일에 집중을 못하게 됩니다.

직장에서 부정적인 피드백까지 받는다면 그 원망이 아이에게 돌아가 더욱 고약한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지각하여 받는 부정적 피드백 (선생님의 지저, 아이들의 놀림, 벌점 등)에 대한 불안은 아이가 경험해야 합니다. 지각을 했을 때 허겁지겁 뛰어가게 되는 경험을 직접 해야 합니다.


부모님은 부모님의 삶을 사십시오.

알람이 울리면 1-2회 정도 '일어나 학교 갈 시간이야' 정도로 깨워줍니다.

그 이후에는 애가 학교를 가든 말든 '우리는 출근한다. 챙겨서 학교가!' 하고 갈 길 가십시오.

가서 일에 집중하세요. 부모님의 불안은 부모님이 해결하십시오.

취미활동을 하시고, 애가 학교만 잘 가면 해야지 하고 미뤄두었던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가지십시오.

부모가 불안해하지 않고 평온한 상태가 반복되면 아이는 의아해지며,

그 불안을 오롯이 본인이 경험하게 됩니다.

이 경험이 반복되면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행동하는 것을 보면 부모님의 불안은 자연스레 해결이 될 것이고 신뢰가 형성될 것입니다.


그러니 결론은 부모님의 불안을 분리하고 견뎌야 한다는 겁니다.

아이를 모른 척하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뛰놀다 돌아올 수 있는 든든한 백업이 되어달라는 것입니다.

든든한 백업은 쉽게 불안에 흔들리지 않겠지요.

아이를 어찌어찌해서 부모의 뜻대로 만들 수 있다! 는 답을 못 드려 죄송합니다.

아마 그런 답이 있다면 저는 재벌이 될 수 있겠지요마는

안타깝게도 그런 답이 없습니다.


잠시만 숨을 멈추시고 내 뒤통수에 주목해 봅시다.

뒤통수에 주의를 집중시키면 불안한 사고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내 눈앞의 저 답답한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면서

아이유- 잔소리(Feat. 임슬옹)의 후렴구를 떠올려 봅시다


그만하자 그만하자

이 불안이 내 거냐 니 거냐.


*여기서 잠깐,

반복적인 등교거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무기력하거나 수면문제가 있어서 지각을 반복하는 거라면

꼭 전문적인 심리상담 및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추천드립니다.

이 글은 부모님을 위한 글이니, 아동 청소년은 그들을 위한 전문적인 치료과정에서 다루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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