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의 테이블

"그대 안의 블루"

by 차지윤

나는 사람들의 특별한 날을 위해 테이블을 연출하는 일을 한다.


그날의 온도와 두 사람의 마음을 상상하며,

나는 매번 테이블마다 다른 이름을 붙인다.

“여자친구와 100일 기념 디너를 예약하고 싶어요.”


수화기 너머 수줍게 들려오는 목소리.

그 한 문장 속에서 나는 오늘의 장면을 그려본다.


아직 만나지 못한 두 사람,
그들의 웃음도 표정도 모르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이미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 오늘의 색이 정해진다.


핑크는 사랑이 막 물드는 순간의 설렘이고,
블루는 서로를 바라볼 때의 조용한 믿음이다.
오늘 내 손끝이 머무는 온도에 따라,
테이블은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가 된다


보이지 않는 사랑을 색으로 연출하는 일,

본 적 없는 그들을 상상하는 일,
그건 그들만의 무대를 만드는 일이다

하얀 천 위에 번지는 핑크의 러너처럼,

사랑은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물들이며 하나의 장면이 된다

오늘의 테이블, 그 이름은 '그대 안의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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