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목적

내가 가는 길이 곧 목표다

by 이혁진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가족과 자주 등산을 다녔다.
힘든 코스도 아니고, 약간 경사가 있는 산책길에 가까웠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등산을 할까?


누군가는 정상에 올라 산 아래를 내려다볼 때의 쾌감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정상까지 가지도 않는다. 중간의 약수터까지만 갔다가 내려온다.


그럼에도 나는 왜 이 길을 계속 걸을까?


사실 큰 이유는 없다.
함께 가는 강아지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아서,
가족들과 평소엔 하지 못한 이야기를 두 시간 동안 나눌 수 있어서,
여름엔 여름대로, 겨울엔 겨울대로 계절의 풍경을 느끼며 걸을 수 있어서.


정상이 아니어도 중간중간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충분히 아름답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쁜 현대에서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는 시간이 얼마나 귀한가.




길이 곧 나의 목표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다 보니 이런 문장이 나왔다.
“내가 가는 길이 곧 나의 목표다.”


나는 등산을 하면서 이 말이 떠올랐다.
내 목표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등산을 하는 그 자체였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몸이 좋아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오래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운동 자체에서 오는 희열을 느낀다.
골인 지점만 바라보면 그 과정은 너무 악착같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목표가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즐거워야 오래간다.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돈도 마찬가지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단순히 ‘부자가 되는 결과’만을 바라보지 말고
부자가 되어가는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돈을 모으는 재미, 투자하는 재미, 건전한 재무 습관을 만드는 재미.
하락장이 와도 “이것도 자산배분 안에서 겪는 경험이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마음.


만약 잠을 설칠 만큼 힘든 투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수익률부터 확인해야 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면
그건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월급 때문에 억지로 다니는 직장 생활과 다를 게 없다.



투자도, 재테크도, 인생도 그렇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으면,
물론 힘들고 스트레스받을 순간이 있어도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 자체에 보람이 있다.


투자도, 재테크도, 인생도 그렇다.


내가 가는 길이 곧 목표다.
걸으면서 목적지만 바라보지 말고, 가끔은 고개를 들어 풍경도 보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걸어가길 바란다.


그리고 목표에 도착했을 때,
그 자리에 나 혼자 서 있지 않길.
내 손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손이 함께 잡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