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 프리랜서 작가의 위기

by 풍기정


저번 ep에서는 프리랜서 작가라는 직업 자체와 성질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ep에서는 프리랜서 작가에게 찾아오는 위기이자 정체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번아웃과 무기력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니 예민하신 분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더욱이 불규칙적인 연재 패턴임에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프리랜서 작가는 지난 ep에서 짧게 언급했던 것처럼 여러 모순이 존재하는 직업입니다. 장난처럼 들리지만 뼈가 담긴 말로 “전업 작가는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직업이라고 명명하는 데에도 잠깐 멈춰 설 정도니까요. 더욱이 예술성을 쫓아 작품성을 챙겨야 하는 작가라는 입장과, 산업성을 생각해 상품적으로 글을 다뤄야 하는 프리랜서라는 입장이 겹치기도 합니다. 그뿐이 아니죠. 규칙적인 루틴과 습관이 중요한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데 프리랜서로 활동을 한다는 점도 뺄 수 없습니다.


이처럼 프리랜서 작가는 이름만 뜯어보아도 위처럼 꽤 많은 모순이 보이는 직업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모순들은 개인이 감내해야 할 특징이자 난관으로 다가옵니다. 미래를 계획하는 데 있어 생기는 여러 고민으로 우리에게 스며들곤 하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번아웃을 비롯한 공백기, 정체기를 만나게 됩니다. 더욱이 이런 상태에서 작업이 끊기고 시간이 붕 떠버린다면 더 쉽게 빠져들곤 합니다. 저도 이랬던 적이 꽤나 많습니다. 무엇이라도 해야겠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떤 방향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에 좌절했던 나날이죠.


결론부터 말해서 프리랜서 작가는 불안감을 벗어낼 수 없는 직업입니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프리랜서 작가에게 최고의 연료이자 채찍이 불안이기 때문입니다. 더욱 나아갈 수 있게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과, 지쳐버려 멈춰 주저앉게 만드는 것이 같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불안과 함께 마냥 가라앉기보다는, 불안을 어떻게 활용하여 다시 일어설지를 고민하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여러 모순이 묻어나는 프리랜서 작가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니까요. 직업을 수행하는 나에게 생기는 모순 정도는 괜찮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가볍게 가져야 합니다. 이미 너무 흔들리는 배에 올라탔기에, 몸이 흔들리는 건 당연할뿐더러 몸을 흔든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더 나빠지진 않으니까요.


우선 불안을 온전히 느껴도 좋습니다. 잠깐의 불안과 휴식, 무기력조차 허용하지 않고 스스로를 몰아세우면 좋지 않으니까요. 누구나 휴식이 필요한 법입니다. 불안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로 보일 때까지 얼마든지 휴식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서는 거니까요. 불안을 무기로 다시 달릴 준비가 되었다면, 전에 세웠던 계획은 잊어버리는 게 좋습니다. 한 차례 불안을 겪은 후의 생각과 목표는 겪기 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새롭게, 세세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특히 이번 불안에서 느낀 걸 떠올리며 계획하면 더 좋습니다. 만일 계획을 할 수 없고, 별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미 가진 것들과 이뤄낸 것들을 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너무 멀지 않은 계획을 짜게 됩니다. 불안이 찾아오는 주기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불안이 다시 올 때까지 정도의 계획을 짜게 되니까요. 여기까지 하였다면 지금부터 해야 할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개인 작품에 더욱 시간을 쓰겠다, 다른 외주 플랫폼을 구축해 보겠다는 식이죠. 이처럼 무너졌던 불안에서 배웠던 것들로, 더욱 단단하고 강해질 계획을 따르면 됩니다. 정래 해서 보면 휴식을 취하고, 계획을 다시 수립한 다음 수행한다는 게 되겠네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실용적이지 못한 답변일 수 있습니다. 휴식할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니까요.


휴식할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확실한 치료법은 없습니다. 불이 꺼지지 않았는데 뜨거움이 없어질리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마음가짐을 통해서 보다 나아질 수 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거죠. 일이 없어서 불안한 것보다, 일을 하며 불안한 게 낫다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를 통해 돈을 벌고 이름을 알릴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겁니다. 이렇게 작은 것부터 감사한 마음을 가지기 시작하면 위에서 말했던 대로 가벼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여유가 생긴다는 말과 같습니다.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계산하고 걱정하기보다는 그저 감사함으로 가득 채워보는 거죠.


이처럼 프리랜서 작가에게 위기는 반드시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꾸준히, 여러 번 올 수 있죠.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내용을 실천해 보신다면 적어도 불안이 조금은 두렵지 않게 되실 겁니다. 중요한 건 불안을 단순히 불안으로 바라보는 게 아닌 새로운 기회이자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 그와 동시에 감사한 마음과 가벼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니까요. 이미 모순이 많은 불안정한 직업이기에, 나 자신이 조금 더 흔들린다고 한들 크게 바뀌는 건 없다는 걸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간단하지만 확실한 정답이니까요. 그럼, 다음 ep에서 만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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