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고 싶은지, 해도 괜찮을지
지난 스무 편의 ep를 통해 프리랜서 작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면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실질적인 팁과 가이드가 대부분을 이뤘었죠. 따라서 이번 ep에서는 추상적이지만 확실히 알아야 하는, 왜 프리랜서 작가를 꿈꾸고 또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왜 프리랜서 작가를 하나”
위 질문에 많은 대답이 올 수 있겠습니다. 글쓰기가 좋아서, 자유로운 게 좋아서 등등 말이죠. 물론 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에는 보다 현실적이고 잔인한 대답이 필요합니다. 무언가가 좋아서 이 직업을 하는 게 아닌, 이 직업을 골랐을 때 감안하고 부담해야 할 것들을 전부 견뎌낼 수 있어서 한다는 대답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유로는, 무언가가 좋아서 하게 되어도 좋은 것들은 쉽게 질려버립니다. 글쓰기가 좋아서 시작해도, 쉽게 질려버리고 자유로운 게 좋아서 시작해도, 금방 자유를 당연시 여기며 질려버린다는 말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언젠가 분명히 좋은 것들을 포기하더라도 다른 직업을 고민하게 되는 날이 올 겁니다. 적응과 반복 때문에 그러합니다. 그러니 이 직업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꿈꿀 때는, 좋은 것을 바라보기보다 좋지 않은 걸 먼저 감내하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글이 써지지 않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작업을 하게 되어도, 연락이 두절되는 클라이언트와 만나 작업 마무리를 못하게 되어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스스로를 홍보해야 한다는 강박에 미치더라도. 정말 그럼에도 프리랜서 작가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합니다. 제가 말한 순간들을 제외하고도 프리랜서 작가를 하였을 때 책임지고 소화해 내야 할 버거운 순간들은 정말 많습니다. 예술가들이 쉽게 미치고, 규율이 없는 생활을 이으면 금방 폐인이 되어버리는 이유를 떠올려보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더욱이 프리랜서 작가는 적당히 산업적이며 적당히 예술적이기까지 해야 하니, 쉽지 않겠죠.
당장 저만 하여도 정신과에 다니며,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2주 이상 유지한 적이 없고, 여러 강박에 스트레스를 끝없이 받으면서도 발전하고자 이를 악물고 노력하곤 합니다. 차마 이곳에 말하지 못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겠죠. 무언가를 상상하든 그보다 더한 상황은 올 겁니다. 심리적, 정신적, 심지어는 경제적 어려움도 말이죠. 어쩌면 으악 죽이고 겁을 주는 것만 같지만, 현실입니다. 잔인하지만 그러하죠.
프리랜서 작가가 되어서 겪을 모든 상황을 떠올려보아도 여전히 프리랜서 작가가 되고 싶으시다면, 축하드립니다. 질리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으신 겁니다. 그렇다는 말은, 단순히 이 직업이 가진 장점과 로망에 취해 이 직업을 선택한 사람에 비해 더욱 깊은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나아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단순히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생각을 반복해 보았을 때에도 희망이 바뀌지 않으신다면,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적어도 쉽게 포기를 하진 않으실 겁니다. 그리고 꾸준함과 축적되는 시간이 주는 보답을 받을 수 있겠죠.
단순히 이상을 바라보고 날라든 입장과, 여러 리스크를 감안하고 뛰어든 입장은 당연히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단순한 식사 메뉴 선택이 아닌 시간과 노력, 정성과 마음을 꽤나 써야 하는 직업을 고려할 때는 더 그렇죠. 부디 프리랜서 작가라는 환상에 취해서만 결단을 내리시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직업을 두고 “왜”라는 질문 앞에 제가 언급한 내용들을 비춰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ep에서 만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