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벤츠 탄 가짜 메시아와 굽은 허리의 믿음

제4부. [권력] 높은 곳에 있는 가짜들

by Napolia

​16. 벤츠 탄 가짜 메시아와 굽은 허리의 믿음


​일요일 아침, 도심의 한 사이비 대형 교회 주차장은 모터쇼장을 방불케 한다. 주차 요원들의 수신호가 바빠지는 가운데, 가장 명당인 본당 입구로 육중한 검은색 세단이 미끄러져 들어온다.
번쩍이는 삼각별 엠블럼, 벤츠 S클래스다.
​운전기사가 뒷문을 열자, 잘 다려진 고급 양복에 윤기가 흐르는 구두를 신은 남자가 내린다. 이 거대한 성전의 주인, 담임 목사다. 성도들의 허리 굽힌 인사를 받으며 그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높은 곳, 강단 대기실로 향한다.
​잠시 후, 강단에 선 그는 수천 명의 신도를 내려다보며 설교를 시작한다. 마이크를 타고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근엄하고, 조명은 그를 성자처럼 비춘다.
"마음을 비우십시오. 물질은 헛된 것입니다. 탐욕을 버리고 오직 믿음으로 채우십시오. 하늘에 보물을 쌓으십시오."
"아멘, 아멘!" 곳곳에서 탄성이 터진다.
​그런데 그 설교를 듣고 있는 맨 앞줄, 헌금 바구니가 지나가는 자리에 꼬부랑 할머니 한 분이 앉아 있다.
그녀의 손등은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졌고, 옷에서는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난다. 그녀의 일주일은 '바닥'에 있었다. 새벽부터 밤까지 남들이 버린 라면 박스와 신문지 뭉치를 주워 리어카에 실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도 병원비가 아까워 파스 한 장으로 버텼다.
그렇게 리어카를 끌며 모은 돈은 하루 고작 몇 천 원.
​하지만 그녀는 그 꼬깃꼬깃한 지폐를 다리미로 펴서, 떨리는 손으로 헌금 봉투에 넣는다. 봉투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이름이 적혀 있다. 그녀는 믿는다. 목사님의 말씀대로 욕심을 버리고 가진 것을 다 바치는 것이 '참된 믿음'이라고.
​여기서 기괴한 모순이 발생한다.
'물질을 버리라'고 설교하는 성직자는 신도들이 낸 물질로 호의호식하며 배를 불린다. 반면, 그 설교를 믿고 '진짜로 비워낸' 신도는 점점 더 가난해진다.
할머니가 낸 그 피 같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 가난한 이웃의 밥상이 되었을까? 아니다. 그 돈의 상당 부분은 목사님의 벤츠 리스비가 되고, 자녀의 유학 자금이 되고, 은퇴 후 보장될 거액의 퇴직금이 된다. 성전은 점점 더 웅장하게 증축되지만, 그 성전을 지탱하는 신도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진다.
​이것은 종교가 아니다.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비즈니스'다.
가짜 성직자는 '조작된 공포'와 '눈먼 축복'을 상품으로 판다.
예수는 한 번도 벤츠를 타지 않았고, 머리 둘 곳조차 없이 떠돌았다.
가짜들은 말한다.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라."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엘리베이터가 있는 가장 높은 펜트하우스로 올라간다. 그들이 말하는 '낮은 곳'은 헌금 봉투가 들어오는 개구멍일 뿐이다.
​예배가 끝나고 목사는 다시 기사가 문을 열어주는 벤츠에 몸을 싣는다. 차창 밖으로, 굽은 허리를 두드리며 걷는 할머니가 스쳐 지나간다. 선팅된 차 안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가짜 믿음이 진짜 간절함을 착취하는 현장. 저 화려한 십자가 네온사인은 어쩌면 구원의 표식이 아니라, 가난한 자들의 영혼까지 긁어가는 거대한 '바코드'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한마디]

"신이 계신다면 벤츠 뒷좌석이 아니라, 할머니의 손수레 뒤를 밀고 계실 겁니다."


* 이미지 출처 : Created by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