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고독사와 SNS의 '생일 축하해'

제3부. [관계] 사랑과 우정마저 거래되는 장터

by Napolia

​14. 고독사와 SNS의 '생일 축하해'


​8월의 어느 날, 도심의 한 빌라 201호.
현관문 틈새로 붉은색 '체납 고지서'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문 안쪽에서는 시큼하고 비릿한 냄새가 새어 나온다.
택배 기사는 코를 막고 상자를 문 앞에 둔 채 서둘러 내려간다.
​방 안, 침대 위에 한 청년이 누워 있다.
아니, 누워 있었다고 말해야 한다. 이미 부패가 진행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그는, 한 달 전 이 세상과 작별했다.
달력은 7월에 멈춰 있고, 방바닥에는 다 먹은 컵라면 용기와 소주병이 굴러다닌다.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 가족도, 친구도, 이웃도. 그는 철저하게 혼자였고, 혼자 앓다가, 혼자 떠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머리맡에 놓인 스마트폰은 요란하게 번쩍거리고 있다.
충전기에 꽂힌 채 살아있는 폰 화면에는 [페이스북 알림]이 쉴 새 없이 뜬다.
​오늘은 그의 생일이다.
타임라인에는 '친구'들의 축하 메시지가 도배되고 있다.
"생일 축하해! 언제 밥 한번 먹자."
"잘 지내지? 좋은 하루 보내!"
"Happy Birthday!"
​수백 개의 '좋아요'와 이모티콘이 춤을 춘다.
그들은 모른다. 자신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그 친구가, 이미 한 달 전에 차가운 시신이 되었다는 것을. "밥 한번 먹자"던 그들이, 정작 그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죽어갈 때는 어디에 있었는지.
​SNS 속에서는 수백 명의 친구가 있는 '인싸'였지만, 현실의 그는 시신을 수습해 줄 사람 하나 없는 '무연고자'였다.
랜선 친구들의 영혼 없는 축하 메시지는, 주인 잃은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허공을 맴돈다.
​죽음의 냄새가 진동하는 방 안과, 축하 폭죽이 터지는 액정 화면의 잔인한 대비.
우리는 초연결 사회에 살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실상은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하게 단절되어 있다.
클릭 한 번으로 맺어지는 '가짜 관계'들이 넘쳐날수록, 문을 두드리고 안부를 묻는 '진짜 관심'은 멸종해 간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문을 따고 들어왔을 때, 스마트폰은 여전히 딩동거리며 울리고 있었다.
그 소리는 생일 축하 노래가 아니라, 고독한 죽음을 조롱하는 디지털 장송곡처럼 들렸다.




​[작가의 한마디]

"수백 개의 댓글보다, 따뜻한 밥 한 끼의 안부가 그리운 날입니다."


* 이미지 출처 : Created by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