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것만이 진실은 아닙니다

by 강연이

주류 문화의 위선을 비판하며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이들은 흔히 심연을 보는 것이 진상을 보는 것이라고 착각하곤 합니다. 남들이 모르는 금기를 깨부수고, 남들이 역겨워 하는 것을 견디는 내 모습이 마치 세상의 진실을 꿰뚫는 특별한 존재인 양 착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껍데기뿐인 멋에 취해 선을 잃는 순간 정작 가장 소중한 자기 자신과 인간다운 온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인간의 삶에는 추함 만큼이나 숭고함, 다정함도 분명한 실체로 존재합니다. 고통과 파괴만을 진실로 규정하는 순간 인간 경험의 절반 이상을 가짜로 부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우월한 나'에 대한 집착은 타인의 평범한 슬픔이나 기쁨을 미개하고 얕은 것으로 비하하게 만듭니다.


인간의 삶에는 배설과 부패, 폭력과 같은 불쾌한 진실도 있지만 동시에 사랑, 희생, 친절, 예술적 승화와 같은 아름다운 진실도 엄연히 실존합니다. 동전의 뒷면이 앞면보다 더 진짜일수는 없습니다. 불쾌한 것만을 진실이라고 믿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왜곡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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