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심장소리 듣겠지?"
"아기가 핑크색을 좋아하겠네요.
센스 있는 의사의 말이 들려왔다.
병원에 갈 때마다 듣고 싶었던
임신확정 인사를
의사는 밀당이라도 하듯 쉽게 들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기다리던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난
벅찬 가슴이 아닌
멍한 눈으로 남편을 바라봤다.
"센스 없기는.."
투박한 남편의 그 말이 싫지 않고 반가웠다.
하지만,
여자아이!
기다리면서도 오는 게 겁났던 여자아기라고 한다.
긴 시간 기다려온 여자아이인데
반갑지만 겁이 난다.
왜일까?
나의 엄마와
어린 시절의 내가
내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나를 닮지 않길 바랐다.
쿵쾅쿵쾅
굉음 같던 심장소리가 귓가에
아직도 울려 퍼진다.
잊을 수 없는 순간.
"축하합니다.
임신이네요."
가슴에 맴도는 의사 선생님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지나가는 아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기특한 미소를 지어 보였으며
태어나자마자 험한 세상맛을 본 아기 소식에
분노와 오열을 멈추지 않았다.
미안하고 찢겨지는 가슴이 맴돌았다.
난 그렇게
서서히 엄마가 되어 가고 있었다.
결핍을 주지 않기 위해 선택한 늦은 임신은
두려움과 반가움이 맞이했다.
그래서였을까.
"찰떡아~
엄마에게 찰떡같이 붙어있어.
엄마와 떨어지지 마."
나지막이 불러본 내 아이의 태명.
예쁜 태명이 아닌 절실함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