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사랑합니다

by 이진무

오늘은 당신이 떠나는 날입니다.

나는 우산을 들고 서 있습니다.

비가 오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날

당신의 무너짐도 함께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므로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이 나를 곁눈질하며 망설인다면

내 마음에 고인 눈물은

망각의 바다로 흐르지 못합니다.


사랑이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만남이란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나뭇잎처럼 까르르 웃을 때

나를 생각하는 당신의 마음이 보입니다.

슬픔과 안타까움, 쉬운 단념과 나태함도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보지 못한 것도 있을 겁니다.

나이가 들어 몸은 자라지 않더라도

마음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마음을 다해 말하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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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고 멋진 일입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마음 한편에는 늘 작은 조바심이 자리합니다.

그 사람도 나만큼 사랑하고 있을지, 어느 날 갑자기 헤어지는 건 아닐지 두렵습니다. 이런 걱정들이 때로는 우리를 주저하게 만듭니다. 선뜻 마음을 내보이지 못하게 하고, 한 발짝 물러서게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그 두려움이 우리를 더 간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더 깊이 사랑하게 하고, 더 뜨겁게 품게 합니다. 잃을까 봐 두려운 만큼, 더 꼭 안게 되는 것이죠.


생각해 보면 사랑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과 많이 닮았습니다. 조바심과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내고, 불안함을 안고도 열정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사랑이고, 그것이 삶입니다.


완벽하게 확신할 수 없어도, 완전히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어도, 우리는 여전히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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