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히 에르메스를 구리다고 하는가

짝퉁 명품으로 허세 부렸다가 진품 절도범 될 뻔한 사연

by 이진무

고 여사에게는 꿈이 하나 있었다.

바로 명품 가방을 들고 동네를 활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장 잔고는 항상 외로운 숫자들만 춤추고 있었다.

그래서 고 여사는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말했다.

“저런 거 들고 다니는 사람들, 다 허영이야!”

“쯧쯧, 돈이 그렇게 많으면 구호단체에 기부하든가…”


그런데 어느 날,

친척이 반짝이는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언니~ 이거 짝퉁인데 진짜랑 똑같아!

여기 봐, 보증서도 있잖아?

내가 언니 생각해서 특별히 산 거야.

이제 기죽지 마!”

고 여사의 눈이 번쩍 뜨였다.

가방을 받아 든 순간,

그녀는 이미 VIP가 된 기분이었다.

“오호… 이게 그 에르메스구나… 후후훗…”


선물 에르메스.jpeg


다음 날, 고 여사는 가방을 들고 옷 가게 앞을 어슬렁거렸다.

그곳에는 평소에 꼴사납게

명품 가방을 자랑하던 송말숙 여사가 있었다.

마침, 문을 열고 나오던 송 여사가 고 여사를 보았다.

그녀의 레이더 급 시선이 즉시 고 여사의 가방을 포착했다.

“어머, 길자야, 못 보던 게 있네? 근데… 디자인이 좀 구린데?”

고 여사의 머릿속에서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코끼리 울음소리가 났다.

“뭐라고오오옹?! 누가?! 누가 감히 에르메스를 구리다고 해?!

누구의 천박한 안목이야?!”

지나가던 행인들이 하나둘 발을 멈췄다.

고 여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여러분! 들으세요! 저 여편네가 에르메스 가방을 구리다고 합니다!

이 에르메스 가든파티가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합니까?!”

가방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외쳤다,

“미안해… 에르메스…

어쩌다 무식한 여편네의 눈에 띄어 이런 수모를 당하는구나…”

송 여사는 황급히 가게 안으로 도망쳤다.


자랑 고여사.jpeg


의기양양해진 고 여사는 백화점으로 향했다.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상품을 구경하다가

진열대에 그녀의 에르메스를 올려놓고

흘러내린 양말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 중년 여성이 왔다.

직원과 뭔가 얘기하더니 그녀의 가방을 진열대에 올려놓았다.

고 여사는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가방을 집었다.

그런데 뭔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기분 탓이겠지’라고 생각하며 그냥 갖고 나왔다.


바뀐 에르메스.jpeg


고 여사는 아줌마들 모임 장소에 나타났다.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송 여사도 있었다!

고 여사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말숙이 저건 명품도 못 알아본 데니까.

이 에르메스를 구리다고 하더라고.”

송 여사가 가방을 유심히 보더니 말했다.

“그런데… 아까 거랑 다른 거 같은데?”

“뭐가 달라?!”

“잠깐 줘 봐.”

송 여사가 가방을 열어보았다.

내부에 개별 시리얼 넘버가 또렷하게 각인돼 있었다.

“정품은 맞는데… 그런데 길자야.”

“응?”

“너 가방 안에 아무것도 안 넣고 다니냐?”

고 여사가 황급히 가방 안을 보았다.

지갑도, 카드도, 휴대폰도,

심지어 아까 먹다 남은 사탕도 없었다.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백화점 진열대의 기억…

“아악!!!”


망신 고여사.jpeg


고 여사는 가방을 들고 백화점으로 정신없이 뛰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경찰이 와 있었다.

“실수로 가져갔어요! 진열대에 같이 있어서 내 건지 알고…”

매장 직원의 차가운 한마디.

“이런 짝퉁과 정품도 구별 못 하세요?”

고 여사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다행히 본인 실수를 인정하고 가방을 돌려줘서

사건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하지만 고 여사는 다시는 그 가방을 들고 다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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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자 여사의 배꼽 빠지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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