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본 삶
눈썹이 하얗게 가라앉은 오후,
무작정 길을 나섰다.
이렇다 할 흔적도 남기지 않았는데
굳은살은 더욱 굳어지고
생각을 멈출 수 없었음에
보이는 것 모든 것의 발이 저리다.
혹은 진정(眞亭),
혹은 아무것도 아닌 단장(斷腸)의 연속.
그게 어떤 건지 나는 안다.
타협으로 만든 길이
상처로 허물어 졌음이다.
내 길은 결코 그런 이유로 걷지 않았음에
어린아이로 머문 시간들이
길섶 꽃으로 피었을 것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 같다.
어딘지 모를 그 길 끝,
한권의 책 보다
이름 없는 바람에 기대어 서있는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