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3
좋아하는 속도감과 그 애와의 거리감은 꽤나 차이가 난다. 만약 내가 시속 30m로 달리고 있다 해도 결국 도착하기까지는 30km 그 이상이 남은 셈이다.
좋아할 때 그 짝사랑의 대부분은 항상 다 도착하지 못한다. 나는 계속 이어질지도 모르는 달리기, 혹은 마라톤을 하고 있다.
그 애와 있을 때는 언제든지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같은 모둠원으로써 열심히 해야지, 성실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 정작 모둠에서 하는 행동은 별 도움이 안 되었지만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G라는 여자애가 있어 늘 패배감을 느끼는 중이었다.
오로지 그 여자애에 관한 질투심뿐만 아니라, 내가 이만큽 부족한가였다.
G는 대인 관계에서도, 성적에서도 우등한 여자애였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가는 사람에게 그 누가 신뢰가 없을까.
그 애가 G에게 친밀감을 표현할 때면, 속마음이 울렁거렸다. 쟤는 저 여자애를 좋아하는구나, 나는 아니구나.
정직하지 못한 질투심과 마음속 서운함이 울렁거렸다. 끝나지 않는 질긴 무언가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다. 짝사랑은 그 애를 향한 감정이 아닌, 누군가가 끼어든 달리기, 혹은 마라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