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위에 남겨진 사람들
용산점 매장으로 출근하는 주말.
아침부터 정신없이 사람들이 쏟아지는 용산역은 사람들의 가쁜 숨으로 가득했다. 용산역에서 늘 마주치는 거리의 시인이 한 분 계시다. 에스컬레이터로 향하는 6번 출구 옆에 항상 반쯤 누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아무런 초점 없이 바라보는 분이다. 나는 3년 전부터 이 분을 보았다. 연말이라 그런지 어느새 용산역 근처에는 구세군함이 등장했고 용산역 광장에는 종이 울리고 있었다.
가끔 나는 현장 출근을 해야 할 때 용산점에 자리하게 되면, 거리의 시인 분을 찾는다.
처음은 음식을 들고 그분에게 의사를 물었다. 그분이 나를 싫어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 제가 저기 위에 음식점에 있는데, 제가 이것 좀 드려도 될까요? 괜찮으시겠어요? "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는 일이다.
나는 타인을 동정하지 않는 심장을 갖고 있다.
그분을 마주칠 때마다 그냥 그러고 싶었을 뿐이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시며 나에게 미소를 보여주시기 시작할 때부터였던 거 같다. 그 이후에는 쉬는 시간이 되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음식을 놓고 오곤 했다.
1분도 걸리지 않는 만남.
지금 생각해도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저 용산점에 출근하게 되면 빵하나와 커피 한 잔이라도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가끔 나는 이 거리의 시인을 찾아 음식과 따뜻한 커피 한잔을 조용히 놓고 오고는 한다.
오랜만에 용산점을 찾았지만, 여전히 그분은 같은 자리 계셨다. 브레이크 타임에 잠시 들린 그분의 작은 공간에 앉아 잠시 눈을 마주쳤을 때 알았다. 나를 기억할리는 없어 보였다. 그저 처음처럼 똑같이 고개를 끄덕이시며 웃어주실 뿐이셨다. 돌이켜 보면 늘 그 정도의 선이었다. 오히려 그런 만남이 편했다.
그들은 흔히 노숙자라 불리지만, 그 이름은 너무 빠르고 거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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