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하나님을 인정하는 사람

by 정자주

1. 하나님을 인정하는 사람: 링컨 메모리얼

워싱턴 D.C.에서의 첫 시작은 링컨 메모리얼이었다. 36개의 기둥이 세워진 웅장함은 내부를 기대하게 했다.

벽에 세겨진 게티스버그 연설제2차 취임연설을 읽으며 링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남북전쟁 승기라는 결과 앞에서도 그는 승리의 기쁨이나 공적을 자랑하지 않았다. 대신 남북 모두 잘못했으며, 모든 일은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진 것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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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모두 같은 성경을 읽고, 같은 하나님께 기도했으며...
전능하신 하나님께는 그분의 뜻이 있습니다."

전쟁의 재앙을 심판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승패가 아닌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여긴 그의 태도에서 '아, 하나님을 인정한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확실히 깨달았다. 링컨 메모리얼은 이 벽면 비문을 읽고 그의 겸손과 신앙,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여긴 태도에서 충분한 감동과 울림을 얻는 곳이었다.


2. 은혜를 잊은 민족에게: 한국전쟁 기념공원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갈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미국 곳곳에는 이렇게 많은 메모리얼이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전쟁인데도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결코, 누구에게도, 언제나 공짜가 아니었다.

추모의 벽에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 중에는 미군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카투사 동료들의 이름까지 함께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그 이름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감사와 죄송함이 교차했다.

기념관의 동상들과 벽화에는 고개를 돌린 38도 각도, 19명의 군상이 옆 벽면에 비치면 38명의 군인이 되는 구조 등 한반도의 분단과 상처를 기억하게 하는 상징들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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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내가 미국을 방문했던 기간은 우리나라 대통령의 방미 일정과 겹쳤는데, 역대 모든 대통령이 찾아왔던 이곳에 그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었다. 참전용사들과 미국 모두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은혜도 역사도 잊은 민족에게 과연 어떤 미래가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오른팔이 없어 왼손 경례로 유명한 윌리엄 웨버 대령과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던 호머 헐버트 박사의 헌신을 공부하니, 미국인이 한국을 이토록 사랑했는데 정작 나는 얼마나 이 나라를 사랑하고 있을지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3. 미국의 입법과 사법부: 국회의사당과 연방대법원

국회의사당(캐피톨)의 아름다움과 역사는 정말 압도적이었다. 'Statuary Hall'에 전시된 각 주에서 보낸 동상들의 의미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천장 그림에 조지 워싱턴이 신격화된 그림이 있었는데 국부에 대한 예우는 좋지만 너무 과한 것 같기도 했다. 반면, 링컨은 우상화되는 것을 거부하여 기념물이 세워질 공간을 비워두었다고 한다. 링컨의 겸손하게 하나님을 가장 우대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정말 존경받는 이유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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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원은 이번 여정 중 기대했던 장소 중 하나였지만, 외벽 공사 중이라 아쉬웠다. 미국 법원을 상징하는 '거북이'가 기둥 밑에 있었는데, 이는 느리고 신중한 정의의 속도를 상징한다고 한다. 모든 것을 빨리빨리 하려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법을 대하는 태도였다. 이런 곳을 다닐수록 나에게 '법'은 늘 마음 한켠에서 풀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존재인 것 같다.


4. 자유의 뿌리는 하나님: 제퍼슨 메모리얼

토머스 제퍼슨 메모리얼에서는 5분 남짓 빠르게 사진을 찍고 휙 둘러본 게 전부였다. 그런데 나중에 벽에 새겨진 글들을 정리하며 읽어보니, 미리 알고 갔더라면 훨씬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웠다.

"God who gave us life gave us liberty."
우리에게 삶을 주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다.

이 한 문장을 읽는 순간 오랜 전율이 밀려왔다. '자유'가 삶을 주신 하나님께 받은 거룩한 책임이자 선물이라는 진리가 깨달아졌다. 그 자유의 근원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사실이 한 나라의 건국 선언문에 담겨 있다는 사실이 소름이 돋도록 놀라웠다.

나는 그동안 이 자유를 너무 당연해서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자유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 뿌리를 다시 배우고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자라났다.


5. 말씀의 생명력: 성경박물관

성경박물관은 받은 은혜와 감동이 깊어서 언젠가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다.

4D 체험 (Washingthon Revelations)은 별거 아닌데도 너무 재밌었다. 워싱턴 명소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신나고 스릴 넘치는 장소였다.

구약 이야기는 영상, 음향, 조명 등 다채로운 효과로 스토리가 너무 멋지게 표현되어 감탄 그 잡채였다. 꼭 교회에 이런 복음 체험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된 성경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선교사보다 성경이 먼저 들어온 우리나라의 역사처럼, 말씀 안에 생명력이 있어 누군가 직접 전하지 않아도 믿음이 자라났다는 사실이 참 감사한 하나님의 은혜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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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달이 빛나는 밤

워싱턴에서의 첫날 밤은 곰 샤부샤부로 마무리했다. 견미단 일정 중 가장 맛있었던 식사였다! 내 최애 음식 샤브샤브를 워싱턴에서 1인 냄비로 깔끔하게 먹으니 더 맛있었고, 마라소스(?)와 칼국수, 셀프 팥빙수까지 완벽했다.

저녁을 먹고 식당 근처를 산책하는데 초승달도 너무 낭만적이었고 날씨도 너무 좋아 행복한 저녁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