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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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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an 02. 2021

너에게 4

네가 내 안에 들어올 때 너무 신비로웠어. 의사는 1년 동안 내 내막암 치료를 위로했고 작은 배아를 현미경에 연결된 카메라로 화면으로 널 처음 보았는데 의사가 너를 "beautiful"이라고 하더라. 나도 모르게 너무 울었어. 이렇게 아름다운 네가 드디어 나에게 온다는 기분이 묘했고 너를 넣고 의사가 네가 나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했었어. 기적같이 크리스마스 이브전에 한 피검사에서 네가 잘 들어왔다는 것을 확인했고 나는 믿기지 않았어. 아직 너를 안전하게 자라게 하기 위해서 먹는 호르몬 약이 너무 독해서 매일 약에 취해 있는 기분이지만 그래도 10주만 더 먹음 되닌깐 네가 잘 버텨준다면 나는 이 약은 문제없어. 


네가 내 안으로 들어온 지 5주가 되어가네. 나는 몇 번의 피검사로 네가 안전하게 내 안에 들어왔다고 들었고 아직 초음파로 너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매일 아침 임태기를 확인할 때 선명한 2줄을 볼 때면 네가 잘 있다고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아. 굳이 이제 안 해도 되는데 나는 선명한 2줄을 볼 때마다 반가워서 아직도 하고 있는 거 있지. 이제는 대조선보다 임신 줄이 더 진하고 진해.. 네가 건강하게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 한 번에 될지도 몰랐고 아직도 안정기가 되기 전까지 네가 정말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나는 믿지 못할 것 같아. 사실 지금도 가끔은 훅훅 밀려오는 불안한 마음이 있지만 나는 며칠 전 너를 위해 하나님께 다 내려놓고 기도했어. 너를 나에게 보내신 이도 다시 내가 시도해야 할 때도 그것조차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고 믿고 내가 아닌 하나님을 위한 후대로 키우겠다고 기도를 하고 나서부터는 너에 대한 불안보다 기대가 더 되더라..


배아야, 내가 부족하지만 나에게 와줘서 고마워. 14개 배아 중에 1번이 되어서 축하해. 너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남편을 닮았으면 좋겠다. 너무 고집도 쌔고 정석밖에 모르는 사람이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고 다정한 남편을 닮은 네가 되었으면 좋겠다. 너는 나와 내 사랑하는 남편의 연결고리가 되겠지. 너로 인해 우리는 더 가족이라는 책임감이 들겠지. 배아야 네가 잘 버텨내서 아가가 될 때는 내가 배에 대고 말도 걸어줄게 지금은 깨알 같은 네가 알아들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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