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사물, 실종사
기초 위생사 손톱깎이 씨(圓, 둥글)가 사라지셨습니다.
고인은 인간의 몸에서 가장 먼 끝자락,
가장 모난 부분을 담당해 오셨습니다.
자르고 갈아서 둥글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박박' 긁지 말고 '뽀드득' 손을 맞잡으라고 남기셨습니다.
인간에게 남은 야성, 즉 동물성의 마지막 흔적을 제거하는 것이 고인의 소명이었습니다.
고인 덕분에 할퀴고 찌르고 긁던 앞발은 비로소 잡고 쥐고 쓸 수 있는 손이 되었습니다.
욕망의 발톱이 다시 고개를 들 때마다,
고인은 가차 없이 '딱' 소리와 함께 그 탐욕을 잘라내셨습니다.
하지만 인간 야생의 본모습은 이제 손끝이 아닌,
문장이 되어 모니터 속에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고인이 정갈하게 깎아준 짧은 손톱으로 인간들이 두들겨 친 것은,
짐승의 포효보다 비열한 글자의 난도질이었습니다.
고딕체는 딱딱하게 때렸고,
궁서체는 날카롭게 찔렀고,
명조체는 거칠게 찍었습니다.
지인 필통 씨에 따르면 고인은 짧은 손톱과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한참 멈춰 있었다고 합니다.
모니터 안의 글자 끝을 다듬으려고 했지만 손잡이만 틀어졌습니다.
그 후 제주도 여행 간다 말한 손이 고인을 챙겼고,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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