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거짓말’이라는 표현이 있다. 상대방을 기분 나쁘지 않게 하거나 일이 너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 그 거짓말로써 전체적인 상황이 더 좋아지거나 또는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될 때 우리는 나쁜 뜻이 없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이런 정도의 거짓말이 아니면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살면서 자기 잘못을 덮고자 혹은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또 남을 괴롭히고자 배우지 않은 방향의 언행을 하는 이가 있기 마련이다. 모름지기 어떤 국가나 사회가 건실하게 유지되고자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그런 이가 얼마나 많고 적으냐일 것이다. 거짓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 거짓을 키우지 않는 사회를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거짓과 연관된 여러 말 가운데 ‘뽀록나다’ 또는 ‘뽀록이 나다’는 ‘감추어둔 비밀이나 이미 했던 거짓말이 드러나다’ 정도의 뜻으로 쓰이는 비속어 부류에 속한다. ‘뽀록’은 고유어처럼 느껴지지만 일본말 ‘보로’(ぼろ[襤褸])에서 왔다는 주장이 강하다. ‘보로’는 ‘넝마’나 ‘누더기’, ‘고물’이라는 뜻으로 출발해서 ‘허술한 점’, ‘결점’ 등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고 일본말 사전에 설명되어 있다. ‘보로가 데루’(ぼろが で[出]る)는 ‘단점이 드러나다’는 뜻이 되니, 직관적으로 볼 때 그 뜻이 우리의 쓰임새처럼 번질 수도 있어 보이고, ‘뽀록이 나다’라는 표현과 어휘 구성이 대응된다는 점 때문에 일본말 ‘보로’가 ‘뽀록’의 기원이라고 믿는 듯하다.
’뽀록나다’는 유명한 문학 작품 중에서는 1980년 발표된 소설 ‘어둠의 자식들’에 처음 활자화된 것으로 보이며, 1994년 4월 5일 자 경향신문 연재소설에서 등장한 것이 언론 지상에서의 첫 사용 기록이다.
[유래]
뽀록: ぼろ[襤褸] > 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