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사이다'와 '소다'가 같은 말?

by 김선철


너무 예전의 이야기인데 어린이날 가족 나들이, 소풍 또는 운동회와 같은 특별한 날에는 대개 김밥, 삶은 달걀, 사이다나 콜라가 흔히 접하지 못하는 음식으로서 특히 어린이들에게 정말 환영 받으며 등장하던 때가 있었다. 형편이 당시보다 현격하게 나아진 요즘, 이것들은 너무 흔한 것이 되어서 피자나 치킨을 비롯한 훨씬 고급스러운 다른 음식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앞으로 또 어떤 음식이 등장할지 자못 궁금하다.


‘사이다’(cider)는 원래 영어권에서 사과즙으로 만든 주스(미국) 또는 사과술(영국)을 뜻한다. 그러나 구한말에 일제 사이다(サイダ─)가 들어오면서 원래의 뜻이 아닌 설탕물에 탄산나트륨과 향료를 섞어 만들어, 달고 시원한 맛이 나는 지금의 청량음료를 뜻하게 되었고,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어서인지 속 시원한 언행이나 그런 언행을 보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사이다’라고 일컫게 되었다. 일본의 사이다는 상표명에서 출발했는데, 일본 거주 서양인들이 파인애플과 사과 맛이 나는 탄산음료를 만들어 ‘샴페인 사이다’(シャンペン・サイダー)라고 이름 붙인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금강사이다’, ‘경인합동사이다’ 등 일본계 사이다 제품이 있었고, 1945년 광복 뒤에는 서울사이다, 삼성사이다, 스타사이다 등 국내 기업 제품이 만들어지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다.


한편 사이다는 영어권에서 ‘소다’(soda), 또는 ‘소다팝’(sodapop) 이라 이르는데, 영어의 ‘소다’에는 사이다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콜라와 같은 청량음료가 모두 포함된다. 여기에 더하여 생수에 탄산이 포함된 탄산수를 뜻하기도 하고, (중)탄산나트륨(탄산 소듐, 세탁용 소다), 가성소다(수산화 나트륨 또는 수산화 소듐)를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 가성소다는 우리말로 양잿물이라고 하는 물질의 원료이다.


우리말의 ‘소다’는 가성소다나 탄산소다 등 금속 나트륨(소듐)과 화합하여 생긴 염류를 뜻하여 영어권의 쓰임과 큰 차이가 있으며, 주변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것은 빵을 구울 때 넣는 ‘베이킹 소다’(baking soda)이다. 베이킹 소다를 사용할 때 한 가지 주의하여야 할 것은, 제빵용 베이킹 소다는 세탁이나 청소에 사용해도 되는데 그 반대는 안 된다는 점이다. 청소용 베이킹 소다는 그리 청결하지 않은 환경에서 제조되기 때문이란다.


언론 기사에서 ‘사이다’가 처음 언급된 것은 1920년 5월 25일 동아일보 기사에서이다. 영어에서 직수입되었다면 그 발음과 철자로 보아 ‘싸이더’ 정도로 출발했을 터이나, 그러한 표기 형태는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본어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유래]

사이다: cider > サイダ─ >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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