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원

미아사거리 LP 바

by 초연

회색 비가 흩날리는 퇴근길, 사람들 어깨에서 묵은 습기가 피어올랐다.

우산을 끝까지 펴지 못한 사람들은 웅크린 채 걸었고, 편의점 안엔 우비 냄새와 젖은 신발 냄새가 섞여 있었다.

나는 곧장 집으로 가지 않았다. 방향을 정하지 않은 발걸음이 미아사거리 쪽으로 향했다. 간판 불빛이 반쯤 나간 LP 바 앞에서 멈췄다.

몇 해 전 그대로의 간판이었다.

코로나 이후 손님이 줄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문을 밀자 낡은 스피커에서 바늘이 긁히는 소리와 함께 마일즈 데이비스의 <Blue in Green>이 흘렀다.

노란 조명이 낮게 깔려 있었고, 닳은 나무 탁자는 맥주 반 잔과 물기 자국을 그대로 품고 있었다. 베이스의 진동이 바닥을 천천히 울렸다.

나는 구석 자리에 앉았다. 의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바텐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초연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현직 전략기획 팀장. 일과 관계, 조직과 권력, 기다림과 선택 사이에서 사람이 흔들리는 순간을 오래 바라본다.

39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1화오늘의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