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선> 시즌 2 - 결재선 위의 사람들 EP 8
결재선 아래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논의한다.
하지만 결재선 위로 올라가면
같은 문제라도 완전히 다른 질문이 등장한다.
“그래서 누구 책임입니까?”
이 질문이 등장하는 순간
회의의 성격은 운영에서 정치로,
조직의 분위기는 업무에서 권력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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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묻는 순간,
조직은 사실보다 ‘서열’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팀장 시절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결재선 위에서는
원인보다 ‘책임의 방향’이 훨씬 더 중요하다.
책임이 아래로 떨어지면
팀의 문제가 되고,
책임이 위로 올라가면
라인의 문제가 되고,
책임이 옆으로 퍼지면
정치적 충돌이 된다.
그래서 임원들은
원인보다 먼저
“책임이 어디에 귀속될 것인가”를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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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사실이 아니라 ‘해석’으로 결정된다
어느 회의에서 일정 문제가 터졌을 때
나는 명확히 데이터로 설명했다.
“이 구간에서 현장 처리 속도가 늦어졌습니다.”
그러자 임원 한 명이 말했다.
“그건 현장 때문인가요, 아니면 기획에서 예측을 잘못한 겁니까?”
그 순간 나는 이해했다.
조직에서 책임은
팩트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석하느냐”로 결정된다.
- “예측 실패”로 해석되면 기획의 책임
- “변수 대응 실패”로 해석되면 운영의 책임
- “지연 허용”으로 해석되면 임원 라인의 책임
같은 사실도
해석이 바뀌면
책임의 주인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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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임원은 책임을 묻지 않는다
책임을 ‘배분’한다
결재선 위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은
책임을 한 곳에 몰아넣지 않는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 부분은 우리가 방향 관리를 더 했어야 했고,
현장도 리스크 감지를 조금 더 일찍 줬어야 했고,
기획도 보완이 필요했습니다.”
이 말은 사실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책임을 정치적으로 분산하는 기술**이다.
책임을 분산시키면
누구도 치명상을 입지 않는다.
그리고 조직은 부드럽게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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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임원일수록
책임을 누군가에게 ‘몰아넣으려’ 한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그쪽에서 대응했어야죠.”
“그건 우리 영역이 아닙니다.”
이런 말은
‘책임 회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치적 방어’다.
책임을 내 라인으로 끌어오지 않으려는 본능.
하지만 이런 태도는
조직에서 가장 오래 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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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은 책임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의 흐름을 ‘조율’하는 사람이다
팀장은 이렇게 판단해야 한다.
- 지금 책임을 받아야 할 타이밍인가
- 지금 책임을 피하면 더 큰 충돌이 생기는가
- 지금 책임을 나누면 조직이 더 안정되는가
- 지금 책임을 지면 라인이 보호되는가
결재선 위의 팀장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의 방향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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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문장
조직에서 “누구 책임입니까?”라는 질문은
원인을 찾는 질문이 아니다.
그건 권력의 흐름을 정하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 흐름을 읽을 수 있을 때 결재선 위의 세계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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