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전시가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가자, 갤러리 안은 갑자기 너무 조용해졌다. 벽에는 아직 사진들이 걸려 있었고, 바닥엔 종이컵이 몇 개 굴러다녔다.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
붉은빛이 벽을 따라 오래 머물렀다.
나는 의자를 하나 끌어다 벽 앞에 앉았다. 노트를 꺼내는 동안, 방 안 공기가 아주 천천히 식었다.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니라, 나에게 쓰는 기록을 천천히 적었다. 영원은 약속이 아니었다. 그건 매일 갱신해야 하는, 오늘의 기술이었다.
펜 끝에서 잉크가 번졌다. 손가락이 약간 떨렸다. 나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썼다.
예전엔 사랑이 불안할 때마다 미래의 말을 꺼냈다. 항상, 평생, 절대.
그런데 그런 말들은 언제나 오늘을 밀어냈다. 오늘이라는 말은 불완전하지만, 그래서 숨을 쉰다. 지금 숨 쉬는 사랑. 그걸 나는 민서에게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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