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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만난 괴물들 - 5화

회의실 한가운데서의 공개 처형

by 초연

그 사람은

누군가를 무너뜨릴 때 절대 혼자 불러 혼내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그 일을 했다.

그래야 효과가 더 크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그날도 그랬다.

아침 회의.

팀원들, 타부서 실장들, 심지어 대표까지 참석한 자리였다.

의자를 당겨 앉는 순간

이미 공기가 묘하게 차가웠다.

회의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사람은 갑자기 내 보고서를 스크린에 띄웠다.

“여기 보세요.

이 부분… 이거 누가 만든 겁니까?”

‘누가’라는 단어에

회의실의 시선들이 동시에 나를 향했다.

나는 짧게 말했다.

“제가 작성했습니다.”

그 사람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리고 아주 작은 한숨을 쉬었다.

작게 내쉰 그 숨 하나가

이미 비난의 리듬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요.

그런데… 이 부분을 왜 이렇게 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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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전략기획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하나 확실한 건, 이 일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과 결정에 관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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