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만난 괴물들 - 4화

공로를 가져가는 기술: 그들은 항상 ‘나 덕분’이라고 한다

그 사람은

누군가의 공로를 빼앗을 때도 결코 크게 소리 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조용하고, 더 자연스럽고,

마치 원래 자기 것이었던 것처럼 가져갔다.

가장 선명히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그날 나는

어려운 프로젝트의 보고서를 단숨에 정리해

대표에게 올릴 초안을 완성했다.

밤늦게까지 남아서 수십 번 문장을 고치고,

숫자 하나하나를 직접 검증하며 만든 작업이었다.

결과물이 나오자

팀원들이 먼저 “정말 잘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스스로도 만족한 작업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본부장은 나를 부르더니 말했다.

“어제 보고서 괜찮더라.

근데 당신은 아직 내 스타일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어.”

칭찬인지 지적인지 알 수 없는 말투로 시작됐다.

“이번 보고서에 들어간 핵심 구성은

내가 평소에 강조하던 맥락이잖아요.

내가 없었으면 이런 구조 못 나왔을걸?”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 보고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만든 것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