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은 오래도록
고쳐야 할 성향으로 취급돼 왔다.
둔해져야 성숙한 것처럼 말해졌고,
무뎌져야 사회에 맞는 사람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예민함은
단점이 되었고,
결함이 되었고,
설명해야 할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점점 알게 되었다.
이건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나는 예민해진 적이 없다.
훈련을 통해 과민해진 것도 아니고,
상처 때문에 변형된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이 세계를 그렇게 받아들이도록
감각이 설계된 사람이었다.
소리를 크게 듣고,
표정을 빨리 읽고,
공기의 변화를 먼저 감지하는 구조.
이건 과장된 감정이 아니라
입력값이 많은 상태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덜 느끼는 법을 배우는 대신,
이 감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천천히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 장은
예민함을 극복한 이야기가 아니다.
예민함을 고치지 않고 살아온 구조에 대한 기록이다.
나는 이 감각을 버리지 않았다.
이 감각 위에
나의 세계관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특별해서 생긴 게 아니다.
다만 입력을 처리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다.
나는 감정을 빨리 느낀다.
대신 그 감정은 오래 남는다.
지나간 일도 금방 정리되지 않고,
몸 어딘가에 잔상처럼 남아 있다가
나중에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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