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이야기를 따라간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
하나의 장면에 머문다.
말이 끝난 뒤의 공기,
음악이 멈춘 직후의 침묵,
인물의 얼굴이 바뀌기 직전의 미세한 흔들림.
나는 후자에 가깝다.
이야기를 놓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야기가 잠시 멈춘 자리에
더 많은 정보가 남아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빠르게 이해하는 능력보다
느리게 감지하는 감각이 먼저 작동한다.
그래서 나는 종종
줄거리를 설명하지 못한 채
한 장면만 오래 기억한다.
사건은 지나가지만,
장면은 남는다.
그리고 그 남은 순간 속에서
나는 작품이 숨기지 못한
감정의 결을 읽는다.
이 장은
무엇을 해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디에서 멈추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든, 음악이든, 사람이든
내가 먼저 보는 건 의미가 아니다.
나는 정지된 순간의 떨림을 먼저 읽는다.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기 직전,
음악이 다음 구절로 넘어가기 직전,
사람이 말을 잇기 전에 잠깐 멈춘 그 공기.
메시지보다 여운이 먼저 남고,
사건보다 공기가 오래 남으며,
설명보다 리듬이 더 정확하게 기억된다.
그래서 나는 작품을 볼 때
“무슨 이야기였는지”보다
어디에서 숨이 멈췄는지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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