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는 시 19
24살 청년 무슨 돈이 있어
22살 꼬맹이 꽃을 사주었나
그래도 꽃을 주고 싶어
쇼윈도 기웃거리던 그 청년
사장님 들어오라 하여
예쁘게 꾸며주셨네
두 꼬맹이이자 푸르른 청년 둘
또 오라고 덕담해 주셨지
한참을 지나 청년을 지나
부부 되어 그 청년 꽃 사러 왔을 때
24살 그 시절 회상하며
즐겁게 꽃밭 꾸며주셨지
이렇게 갖다 주면 좋아할 거라며
꽃밭 꾸며주셨지
연애기간이 길었던 남편과 저는 캠퍼스 커플이었을 때 엄청 붙어 다녔어요. “너희 공부는 언제 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거의 매일 만났어요.
학생들이기에 비싼 음식들은 먹지 못했어요. 그저 자주 만날 수 있는 것에 감사했어요. 이런 와중에도 남편은 수시로 꽃과 화분을 사다 주었어요.
꽃다발과 꽃바구니는 아니었지만 꽃 한 송이, 작은 화분 하나가 주는 감동은 다발만큼 컸어요.
우리 둘은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여 아이 둘을 키우면서 손에 잡히는 여유는 전보다 많아졌지만요, 마음의 여유는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아이 둘을 같이 키우며 으쌰으쌰 살아가던 중, 엊그제 화이트데이라며 남편이 꽃을 사 왔어요. 이제는 조금 민망한 분홍색 하트박스에 담긴 초콜릿도 함께요.
아이들도 달래느라 여러 꽃송이들을 작은 세 다발로 나눈 꽃들이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눈빛을 보내는 남편이 참 고마웠어요.
15년 전부터 남편이 다니는 그 오래된 꽃집에서 사 온 작은 세 꽃다발에서 꽃집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나중에 꽃병에 다 함께 담았을 때 예쁘게 어우러질 꽃들만 골라 보내주셨거든요.
이렇게 갖다 주면 꽃병에 모아 담았을 때, 결국 꽃밭처럼 예쁠 거라고요. 아내분이 좋아하실 거라고요. 같이 집중하여 꽃을 골랐을 남편의 귀여운 얼굴이 떠올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