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예술 작품을 논하다 4 (마우리치오카텔란 코미디언

예술작품시리즈 4

by 글심저격

네 번째 작품은 "코미디언"으로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2019년 작품입니다. 3개의 에디션( 작가용 에디션 2개 포함)으로 제작되었으며, 벽에 덕트 테이프로 붙인 신선한 바나나처럼 보입니다.

작품평을 위해 심약자, 일반인, 예언가, 상인, 시인이 함께 하셨습니다.

감사드리며 감삼평을 시작하겠습니다.


코미디언

심약자: 저는 이 작품이 오기를 40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대한민국에서 볼 수 있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새벽부터 줄을 서서 처음 입장객이 되었고 저는 문 닫을 때까지 식음을 전폐하며 이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바나나가 검게 산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다 하루 종일 눈물이 났습니다. 산화되는 과정이 어려서 지금까지 멍들어 아파하는 내 내면의 모습과 마주 하면서 썩어 문들어져 가는 고통을 함께 나누웠습니다. 테이프 하나에 의지해 죽어가는 신음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 바나나가 시들어 죽으면 저도 죽을 생각입니다. 바나나와 저는 운명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일반인: 자꾸 보고 있으니 손이 자꾸 바나나에게 갔습니다. 작품을 보러 오는 사람을 조롱하는 졸작입니다. 흔해 빠진 바나나를 벽에 걸어 놓고 관람객의 삥을 뜯어내는 악덕 예술과와 미술관은 빨리 바나나를 떼어내야 합니다. 붙이려면 수십 개를 붙여서 관람객들에게 하나씩 먹으라고 하면 어디 덧납니까? 자린고비 이야기도 아니고 쳐다보면 배가 부럽니까? 저는 지금 주위의 관람객을 보고 있습니다. 그들이 보이지 않고 나만 있으면 떼어 낼 생각인데 다들 나 같은 생각인지 떠나질 않고 모여들고 있습니다. 아예 먹지 못하게 발차기로 문 들어 뜨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예언가: 바나나의 노란 기운은 따듯한 기운입니다. 봄을 상징하지요. 또한 원색이어서 눈에 잘 뜨입니다.

노란색은 밝고 활기차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테이프로 붙여 놓은 것입니다. 밝은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따듯한 이미지가 미술관에 뻗어 나가면 관람객 얼굴이 샛 노랗게 질리게 되지요. 보이시죠, 바나나가 껍질을 벗고 테이프를 빠져나오려 하는 것이, 테이프 한 줄로는 역부족입니다. 바나나가 빠져나오기라도 한다면 큰 화가 닦칠 겁니다. 여러분 쥬만지 보셨죠? 바나나가 빠져나오면 원숭이들이 미술관과 대한민국 전체를 덮을 것입니다. 그땐 누가 빨리 와서 새 바나나를 붙이고 테이프로 완전히 봉인해야 합니다. 노란빛과 열매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말입니다.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피하십시오.


상인: 값싼 바나나를 작품이라고 비싼 관람료를 지불하며 보게 하는 상술 배울만 합니다. 봉이 김선달이 울다 가겠군요. 마트에서 사 온 바나나인지 수다벅스에서 사 온 바나나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저도 바나나를 한 트럭

사서 저희 동네 회관에 테이프로 붙여 비싸게 팔아 볼까 합니다. 몰래 떼어먹는 사람 있으면 바나나 하나에 천만 원에 변상받을 생각입니다. 작품에 비하면 좀 싸다는 생각도 듭니다. 비밀인데 최첨단 드론과 AI 거미로봇이 몰래 지켜볼 생각입니다.


시인: 제목 바나나

속박 속에 자유의 갈망

먹히거나 사라지거나 썩어지거나

짧은 생 잘 있다 간다.


자유를 갈망하는 바나나는 우리의 삶이고 속박은 테이프가 우리의 입막음, 몸의 구속을 뜻합니다.

누군가에게 먹히거나 스스로 사라지거나 자연적으로 썩어지지는 삶이 인간을 닮았습니다.

바나나 생이 오래가지 못하듯 인간의 생도 그러합니다.

노랗게 익을 때까지 아등바등 살아봐야 결국 사라지고 마는 바나나처럼 인간도 아등바등 살아

좋은 결실을 맺어 보아야 결국 죽음 앞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짧은 생 모든 돈과 재산을 저한테 넘기시고 편하게 욕심 없이 사시길...


글심저격:

코미디언은 바닥에서 정확히 1.6미터 높이의 벽에 덕트 테이프로 붙인 신선한 바나나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카텔란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식료품점에서 바나나를 약 30 센트에 구입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진품 인증서와 함께 작품을 전시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세한 전시 지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나나와 덕트 테이프는 필요에 따라 교체할 수 있으며, 코미디언의 물리적 표현은 작품 자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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