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는 숫자로 움직이지만, 사람은 감정으로 움직인다

조직의 성과 뒤에 숨어 있는 '마음의 결'에 대하여

두 번째 이야기

<일터는 숫자로 움직이지만, 사람은 감정으로 움직인다>

- 조직의 성과 뒤에 숨어 있는 '마음의 결'에 대하여


회사라는 세계는 늘 숫자로 움직인다.

성과, 목표, 평가, 보상, 효율.


모두 중요한 말들이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숫자보다 훨씬 먼저 감정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나는 인사업무를 하며 매일 다시 배운다.


조직의 성과표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결이 있다.

리더의 말 한 줄이 누군가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조그만 인정 한마디가 한 사람의 하루를 바꾸기도 한다.


일터는 심리적으로 가장 복잡한 공간이면서

동시에 감정이 가장 많이 소모되는 공간이다.


어린 시절, 나는 생계를 위해 일터에 서야 했다.

삶이 먼저였고, 사는 법이 일하는 법보다 이른 시절이었다.


그때부터 ‘버티는 마음’은 내게 생존의 기술이었다.

그러다 HR의 자리에 서고 나서야 알게 됐다.


人事(인사)는 사람의 일이고,

사람의 일은 결국 마음의 일이다.


HRer로 살며 마주한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흔들리고 있었다.


성과압박으로 잠을 못 자는 직원,

팀 분위기에 눌려 스스로를 탓하는 신입,

육아와 일을 동시에 붙들며 늘 죄책감과 싸우는 워킹맘,

말은 없지만 눈빛에 ‘그냥 좀 알아봐 주세요’라고 적혀 있는 사람들.


나는 회의실에서, 복도에서, 면담 자리에서

숫자로 재단할 수 없는 그 마음들의 흐름을 많이 보았다.


누군가는 잘 버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흔들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 뒤에

말하지 못한 상처를 깊게 숨기고 있었다.


조직문화는 거창한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조용한 배려, 작은 존중,

아무 말 없이 버티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리더가 던진 질문 하나가

“너 이 일 왜 이렇게밖에 못 해?”가 될 수도,

“혹시 무슨 어려움 있어?”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두 문장은

사람의 마음과 성과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숫자는 눈에 잘 보이고, 감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조직이 숫자만 관리하고 감정을 놓친다.


그러나 조직을 움직이는 진짜 힘은 종종

숫자 아래에 숨어 있는 감정의 결에 있다.


나는 글을 쓰며 스스로에게 자주 되묻는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무엇일까?’

‘조직에서 마음을 잃지 않고 일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마 답은 아주 단순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일터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

그들의 하루와 내 하루가

숫자 이상의 무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일.


오늘도 누군가는 조용히 버티고 있다.


그 마음을 읽어줄 수 있는 조직,

그 마음을 알아봐 주는 리더,

그 마음 덕분에 조금씩 단단해지는 우리.


나는 그 결들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글이,

누군가의 오래된 감정 하나쯤은

조금은 가볍게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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