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깨기 전 나만의 시간

집이 아닌 병원에서 쓰는 글

by 신의주

입원3일차. 36주차 진입.
좁은 병원침대에 아이랑 같이 누워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몸을 번갈아 돌면서 편안함을 찾는중..
새벽 4시반쯤 쉬하고싶다는 아이말에 눈이 번쩍 떠져 움직이고 보니 잠이깼다.
오늘 퇴원을 할 수 있을까, 노로바이러스가 아닌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크리스마스를 병원에서 첫 입원수속을 밟으며 시작할 줄은 몰랐다. 크리스마스 당일이 시작하는 밤 12시에 입원을 하고 병원침대에 아이와 둘이 남겨졌다. 3시간 넘게 구토로 고생한 아이는 탈수 증상이 심하다고 했고 미리 발견하지 못하고 토하면 치우고 닦고 안아주고 하다보니 밤 11시였고 그때서야 병원 가야하나 싶었다. 저녁 8시에 비빔밥 한숟갈 뜨기가 무섭게 자리에서 웩 하더니 낮에먹은 딸기와 딸기시럽같은 콧물약이 나오고 소화되지 않은 밥알들이 액체와 함께 나왔고 이후 10번 정도의 구토를 했다. 10시 넘어서는 졸려해서 거실이나 방에 누워있어서 이제 자려나? 싶어 화장실 좀 치우고 있으니 또 일어나서 구토했다. 11시반쯤, 병원가려고 외투를 입히고 나서는 웩 할거같다 하더니 화장실까지 기어가는데 뒷 모습에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화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입구에서 문턱에 코 박고 얼굴 들 힘도 없이 남아있지도 않은 침을 뱉어내며 웩 하는데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어제도 헛구역질을 하고, 나오는건 없었지만 점심과 저녁을 하나도 먹지못했다.
오후 3시쯤 매매 내놓은 집을 보러간다는 걸 잊고있었는데 저녁에 남편에게 전화가 왔고 결론적으로 내놓은 시세보다 2천만원 저렴하게 매매하게 됐다. 입원중 좁고 높은 침대에서 철소리 나는 난간과 불편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이사갈 생각을 하니 어디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하나 싶고 언제 갈수 있을까 두근두근하게됐다.
지금은 새벽 5시 40분, 기상 1시간째인데 나는 이런 시간이 너무 귀하다. 어제 택배 온 정서적 흙수저 정서적 금수저 읽다 말았는데 내 공간에서 내 맘대로 책도보고 생각도 하고싶고 그런 내 공간이 있는, 남편이나 아이로부터 분리된 내 방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내집마련이 아니라 내방마련

요즘 나의 설레는 키워드는 내방마련이다.

지금은 방3개인데 하나는 남편과 나의 옷방으로 그 곳에 나의 책상이라고 할만한 간이 테이블이 있고 그 옆에 종이와 필기구 등이있지만 너무 추워 문을 닫아놓는 공간이고 내 방이 아니라 안 보긴 하지만 tv도 있고 출퇴근시 남편이 들락날락 하는 곳이라 앉아있기 싫다. 하나는 안방인데 남편방으로 침대와 책상이있고 하나는 좁은 방이라 나와 아이가 자는 방이다. 그래서 육퇴후 또는 새벽시간에 식탁이나 자는방에서 작은 불을 켜고 책을 보는데 정해진 공간도 없고 식탁에 있다가 남편하고 만나면 갑자기 밥을 차려야하는 등 노동의 공간으로 변하고 자는 곳은 불이 혹시 아이에게 밝을까 걱정도 되고 해서 맘 편히 몰입하기가 어렵다.

각도도 안나오는 이 병원침대보다 낫겠지만

숨통트일 나만의 문닫힌 장소를 갖고싶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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