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두 개의 질문 - 생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제2장 동굴의 약속, 신의 탄생
1절. 귀환: 죽음의 문턱에서 온 이야기
세상의 하얀 울음소리가 그쳤다. 지난밤, 산맥을 통째로 삼킬 듯이 울부짖으며 온 세상을 지워버리려 했던 거대한 백색 괴물은, 마치 제 분에 못 이겨 지쳐 쓰러진 맹수처럼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 동굴 안, 어둠과 추위의 공포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할퀴고 간 자리에는, 간신히 지켜낸 모닥불이 다시금 안정적인 빛과 온기를 가냘프게 뿜어내고 있었다. 춤추는 불길 주위로 부족 사람들이 망연자실한 채 둘러앉아 있었다. 늙은이도, 젊은이도, 어미 품에 안겨 젖을 빠는 아이도, 모두의 얼굴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불안과 상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들의 침묵은 단순한 고요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게를 가진, 만질 수 있을 것처럼 끈적하고 무거운 침묵이었다.
지난 밤, 그들은 자신들의 가장 용맹하고 믿음직한 사냥꾼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눈보라가 막 시작되기 직전, 동료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거대한 들소를 끈질기게 쫓아 희미한 언덕 너머로 사라졌던 그의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그가 돌아오지 않은 채 하룻밤이 꼬박 지났다.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이 혹독하고 무자비한 빙하기의 땅에서, 홀로 밤의 눈보라를 이겨낼 수 있는 인간은 없었다. 부족은 최고의 식량 공급원을 잃었고, 한 아이는 아버지를, 한 여인은 남편을, 한 노모는 아들을 잃었다. 이것은 단순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공동체 전체의 생존 가능성에 생긴 커다란 구멍이었다. 그들의 침묵은 애도인 동시에, 다가올 굶주림에 대한 무언의 공포였다.
공기 중에는 덜 마른 짐승 가죽 냄새와 젖은 흙냄새, 그리고 희미한 죽음의 흔적이 뒤섞여 있었다. 어제 돌아온 다른 사냥꾼들이 간신히 잡아온 작은 순록 고기가 불 위에서 익어가고 있었지만, 아무도 선뜻 손을 대지 못했다. 그것은 굶주린 배를 채워줄 생존의 양식이었지만, 동시에 돌아오지 못한 동료의 부재를 잔인하게 확인시켜주는 낙인이기도 했다.
바로 그때였다. 동굴 입구를 막고 있던 낡은 짐승 가죽이 거칠게 들춰지며, 얼어붙은 바깥 공기가 칼날처럼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인간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안으로 비틀거리며 들어섰다. 처음에는 모두가 유령을 보았다고 생각했다. 온몸이 얼음과 말라붙은 피로 뒤엉켜, 분간할 수 없는 형체. 그것은 마치 눈보라의 정령이 길 잃은 영혼을 끌고 온 것처럼,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동굴 안의 모든 움직임이 멎었다. 아이의 칭얼거림도, 누군가의 마른기침 소리도. 오직 타닥거리는 장작 소리만이 그 비현실적인 정적을 채웠다.
하지만 이내 그들은 알아차렸다. 그 유령의 어깨에, 믿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검붉은 들소의 뒷다리가 들려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유령의 눈이, 잿빛으로 변한 얼굴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이쪽을 향해 있다는 것을. 저 눈빛. 지독한 고통과 피로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익숙한 그 눈빛. 모두의 시선은 한곳에 쏠려 있었다. 어제 눈보라를 뚫고, 마치 저승에서 걸어 나온 유령처럼 나타난 ‘그’, 1장의 사냥꾼이었다.
동굴 안의 얼어붙었던 시간이 한꺼번에 녹아내리며 폭발했다. 그의 아내가 내지른 비명 같은 흐느낌, 늙은 어머니의 안도하는 탄식. 사람들은 그에게 달려가 쓰러지려는 몸을 부축하고, 상처를 살폈다. 그 소란스러운 와중에, 어미의 마른 품에 안겨 있던 젖먹이 아들만이 퀭한 눈을 깜빡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의 몸에는 어젯밤의 사투가 남긴 끔찍한 흔적이 역력했다. 찢어진 옆구리의 상처에서는 여전히 피가 배어 나와 얼어붙은 가죽옷을 검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동상으로 검게 변한 손가락은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어깨에 짊어졌던 고깃덩어리를 모닥불 옆에 내려놓았다. 그것은 단순한 식량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귀환을 증명하는 전리품이자, 그의 이야기가 곧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장엄한 서막이었다.
따뜻한 물로 몸을 닦고, 상처에 으깬 약초와 이끼를 채워 넣는 응급 처치가 끝난 뒤, 그는 모닥불 앞에 기진맥진한 채로 앉았다. 부족 사람들은 다시 숨을 죽였다. 이제 그들의 침묵은 애도가 아니었다. 그것은 경외였다. 그는 이제 단순한 동료, 뛰어난 사냥꾼이 아니었다. 그는 신성한 경계를 넘어갔다가 돌아온 자, 죽음의 세계를 엿보고 ‘저편’의 소식을 가지고 온 자였다. 그는 어떻게 살아 돌아왔는가? 그는 혼자서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겪었는가? 그가 마주한 공포는 얼마나 거대했으며,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힘은 대체 무엇이었는가?
그의 얼굴은 피로와 고통으로 창백했지만, 그 눈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고요했다. 그 눈빛에는 더 이상 1장에서 보았던, 밤하늘의 비밀을 향한 순수한 호기심, 즉 ‘설명’을 향한 맑은 빛이 없었다. 대신,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 자신의 생을 스스로 옹호해야 했던 자의 고독, 그 ‘정당화’의 긴 터널을 지나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득한 깊이가 서려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어제의 그 사냥꾼이 아니었다. 그는 죽음의 문턱을 넘어, 인간이 결코 혼자서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공동체 전체를 위한 어떤 중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마침내 마른 입술을 열어 어제의 일을, 자신이 겪은 지옥 같은 사투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인류는 또 한 번의 거대한 도약을 시작하고 있었다. 한 개인의 머릿속에서, 그리고 살갗 아래서 일어났던 고독한 사유와 감응이, 이제 공동체 모두의 가슴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거대한 이야기의 강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