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연애방정식-11

제11화. 형제의 추격, 베일을 벗는 진실

by 지그프리드

○ 시놉시스: "칼 대신 서류를 든 셰프"

동생 연호가 입사 직전 거액의 사기를 당해 잠적하자, 연우는 동생의 빚을 갚고 그가 돌아올 자리를 만들기 위해 호텔 셰프 자리를 포기합니다.

남장을 하고 성운그룹 전략기획팀에 입사한 그녀.

하지만 하필 그녀의 상사인 태준은 매일 점심 메뉴의 염도까지 체크하는 까다로운 미식가입니다.

사고 친동생을 대신하기 위한 여주인공의 고군분투기입니다.


○ 등장인물

- 한연우(26세) : 촉망받던 천재 수 셰프(Sous Chef). 5성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쥐기 직전이었으나, 사라진 남동생 연호의 사고를 수습하고 그의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사직서를 던집니다. 칼을 잡던 손으로 이제는 볼펜을 잡고 성운그룹 신입사원으로 잠입합니다.

- 강태준(32세) : 성운그룹 본부장이자, 미식가들 사이에서 '악마의 혀'라 불리는 완벽주의자. 정체를 숨긴 재벌 3세로, 스트레스를 요리로 푸는 비밀스러운 취미가 있습니다.

- 한연오(26세) : 한연우의 쌍둥이 남동생, 어릴 때부터 사고를 치고 다닌 사고뭉치입니다.

- 강승준(32세) : 태준의 형. 태준이 능력을 인정받는 것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제11화. 형제의 추격, 베일을 벗는 진실


태준의 펜트하우스에서 뛰쳐나온 연우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리에서 방황했다.

태준을 향한 배신감과 동생을 향한 걱정이 뒤섞여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연우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승준과 태준, 이 두 형제는 각자의 방식으로 연호를 찾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태준은 서재에서 탐정의 보고서를 다시 훑었다.

그가 연호의 뒤를 쫓은 것은 연우를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연호가 연루된 사기 사건의 배후에 성운그룹의 하청업체 비리가 얽혀 있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연호를 먼저 찾는 쪽이 승기를 잡는다. 하지만 나에겐 승패보다 연우의 눈물이 더 중요해."


태준은 비서를 통해 연호의 빚을 독촉하던 사채업자들의 채권을 비밀리에 모두 매입했다.

동생이 돌아왔을 때, 아무런 걸림돌 없이 누나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판을 짜둔 것이다.

태준은 직접 차를 몰아 연호의 마지막 위치로 추정되는 외곽의 한 창고로 향했다.


한편, 승준 역시 연호의 행방을 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승준의 목적은 조금 달랐다.

그는 연호를 찾아 태준과 연우 사이의 오해를 풀어주고, 동시에 태준을 위협하는 그룹 내 반대 세력을 쳐내려는 '빅 픽처'를 그리고 있었다.


"태준아, 넌 너무 고지식해서 탈이야. 때로는 나처럼 비겁한 방법이 더 빠를 때가 있는데 말이지."


승준은 미식가다운 인맥을 동원해 전국 식자재 유통망을 뒤졌다.

요리를 좋아하는 연호가 숨어 있다면 분명 식당 주방 어딘가에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승준의 정보원이 연락을 해왔다.


"전무님, 찾았습니다. 예상대로 지방의 한 식당 주방에서 '한연호'라는 이름 대신 가명을 쓰고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태준이 연호가 숨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도착한 낡은 여관 앞.

그곳에는 이미 승준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

태준은 비장한 각오로 차에서 내렸고, 두 형제는 쏟아지는 빗속에서 마주 섰다.


"형, 여기까지 어쩐 일이야. 연호는 내가 데려가."

"태준아, 네가 데려가면 연우 씨가 널 믿어줄 것 같아? 이미 넌 뒷조사나 하는 파렴치한 상사가 되어버렸는데."


두 형제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순간, 여관 문이 열리며 초췌한 모습의 연호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뒤를 쫓아온 것은 다름 아닌 연우였다.

승준이 연우에게 미리 연락해 동생의 위치를 알려준 것이었다.


"연호야!"


연우는 동생을 껴안고 오열했다.

연호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태준과 승준을 번갈아 보았다.


"누나... 미안해. 근데 나, 빚 다 갚았대. 어떤 분이 내 사기당한 돈도 다 찾아주고, 사채업자들도 다시는 안 나타나게 처리해 줬다고..."


연호의 말에 연우는 멈칫하며 태준을 바라보았습니다. 승준이 옆에서 껄껄 웃으며 끼어들었다.


"연우 씨, 오해하지 마요. 저기 서 있는 고지식한 내 동생이 자기 전재산 털어서 연호 씨 채권 다 사고, 법무팀 동원해서 사기꾼들까지 잡아들인 거니까. 나야 뭐, 옆에서 숟가락만 얹었지."


태준은 빗물에 젖은 채 아무 말 없이 연우를 바라볼 뿐이었다.

연우는 자신이 태준을 얼마나 잔인하게 오해했는지 깨닫고 무너져 내렸다.


태준은 다가가 자신의 재킷을 벗어 연우와 연호의 어깨에 동시에 덮어주었다.


"연호 씨, 이제 도망 안 가도 됩니다. 그리고 연우야..."


태준은 연우의 젖은 얼굴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이제 남동생 대신이 아니라, 그냥 내 비서 한연우로 내 옆에 있어줘. 너희 남매, 내가 끝까지 책임질 테니까."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두 형제의 경쟁적인 '동생 찾기'는 연우를 향한 태준의 진심을 증명하며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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