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이 울기 시작했을 때, 팀장은 무엇을 해야 할까?

팀장은 모든 눈물을 안아줄 수 없다.

by 은이영

한 팀장님이 식사 중에 이런 말을 했다.

"팀장님, 저희 팀원이 자꾸 울어요."

"언제요? 면담할 때요?"

"아뇨. 팀 회의 때..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이거 어떻게 해야 해요?"

팀장 경력이 오래된 팀장이었는데도 팀원의 눈물 앞에서는 당황한 듯 보였다.

진지한 상담 요청이었는데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상황에

난 웃음이 먼저 터져버렸다.


나는 팀장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팀원들이 팀장 앞에서 이렇게 많이 운다는 사실을.


나를 거쳐간 팀원, 지금의 팀원들 중

상당수는 눈물을 보였다.

남녀를 떠나서 말이다.


이유는 다양했다.

면담 중에 나에 대해 서운한 점을 말하다가 눈물짓는 팀원,

다른 팀원들과 트러블로 우는 팀원,

일하다가 힘든 점을 말하며 서러워 우는 팀원,

개인사를 털어놓다가 우는 팀원도 있었다.


다행인 것은 오피셜 한 팀회의 때 울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을까?


나는 내게 조언을 구한 팀장에게는 이렇게 대답했다.

"울면서 일 많다고 해서 일 줄여주셨어요?

그러니 계속 우는 것 같은데..

단호하게 말하세요.

지금 회의 중이니까 나가서 다 울고 오라고."


내 냉정한 대답에 듣는 팀장님이 더 놀라기는 했지만

결국 조언대로 했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부터 그 팀원은 울지 않았다고 한다.


팀장이 된 이후 팀장과 팀원 간의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하루의 제일 긴 시간을 같이 보내며 일하고,

동료이자, 선후배이자, 어쩌면 인생 선배일 수도 있고,

하지만 늘 매 순간 나를 평가하고 있는 사람."


내가 팀원 때 느낀 팀장의 모습이었다.


막상 팀장이 되니

팀원이 잘하면 팀원이 잘하는 거지만

팀원이 못하면 팀장이 팀운영을 잘 못한다 평가받는 사람이었다.

팀원들을 이끌어 함께 팀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니

늘 팀원들이 방향성 체크를 하고,

상사의 지시로부터 우산 같은 완충 역할도 필요했다.


물론 팀원이 우는 것이

항상 팀장의 연약함을 공략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만은 아닐 것이다.


그 앞에 선 팀장이

그만큼 가까운 존재라는 뜻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앞에서 울 수 있는 팀장이란 사실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팀장이 모든 눈물을 안아줄 수는 없다는 것도 느낀다.


대신 울 필요 없는 구조를 만들려고 애쓴다.


일이 과도하지 않은지,

역할이 불분명하지는 않은지,

말하지 못한 신호가 쌓이고 있지는 않은지

계속 살피게 된다.


팀원들이 울지 않아도 되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

일정을 조정하고

말을 고르고

한번 더 고민한다.


감정을 다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감정이 폭발하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

팀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내가 팀장이 된 이후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하게 붙잡고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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