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받치는 감정 속에서 생각한 새로운 삶
2022년부터 준비했던 금융권 정규직 공채였는데 벌써 2025년 하반기가 되었다. 만약 금융공기업과 은행 공채 준비를 병행하지 않고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의 감정에서 벗어나, 퇴사 후 공백기를 다양한 활동으로 채워서 다시 한번 더 금융권 정규직 공채에 도전할 용기가 생겼기에,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있었다.
그래서 경력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이번에는 금융권뿐만 아니라 비금융권까지 전부 다 지원을 하기로 결심했다.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은행은 기업금융 직무를, 손해보험사는 기업보험 직무를, 사기업은 홍보 직무 또는 사회공헌 직무를 선택해서 서류전형에서 합격한 기업을 집중적으로 준비하자는 것이었는데, 특별하진 않아도 이전에 다수의 기업 서류전형에서 통과한 적이 여러 번 있었기에 선택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내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12월까지 단 한 군데도 서류전형에서 합격하지 못한 것이었다. 심지어 여러 번 서류전형에서 합격해서 이번에도 합격을 간절하게 바랬던 국민은행, 농협은행 6급, 한국산업은행도 전부 다 탈락했다. 믿기 힘들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금융권 취업을 꿈꾸면서 도전했던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가듯이 떠오르자 다양한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차올랐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정규직을 준비한다는 말은 지금의 일이 힘들어도 ‘어차피 과정이니까’라고 넘길 수 있었고,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어도 ‘ 다른 선택지가 있으니까’라며 스스로를 달랠 수 있는 강력한 믿음이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도착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기에 곧 괜찮아질 현실을 꿈꾸며 버텨왔다.
내가 꿈꾸는 풍요롭게 살아가는 미래로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또래처럼 언젠가 잘 살기 위해서는, 금융권 정규직 공채에 합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자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버틸 힘이 사라졌다. 객관적으로 나를 내가 평가한다면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재테크로 적은 자산을 수십 배 이상 불릴 만큼 탁월한 감각이 있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사람인데, 잘 살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데 계속 고민을 하다다보니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바로 퇴사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꿈꿔봤던 또 다른 방향의 삶을 살아가면 어떻게 될까라는 것이었다. 의외로 적성에 잘 맞을 수도 있고, 성공하게 된다면 돈은 자연스럽게 많이 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자,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실패가 두렵고 아직 금융권 정규직 공채에 대한 미련은 많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조금씩 새로운 방향을 알아가면서 금융권에 대한 미련은 점차 줄여가기로 결정하게 된다.